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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회생 신청’ 홈플러스가 제2의 티메프?…“기우에 불과”
    이재아 기자
    입력 2025.03.0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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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 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출처=연합]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 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출처=연합]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대형마트업계 2위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 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장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처들이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고, 납품 중단을 고려하는 등 후폭풍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홈플러스와 티메프의 기업 구조와 대응 방식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납품업체들 사이에서 기업회생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납품 물량을 축소하거나 중단을 검토하는 곳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홈플러스 상품권을 취급하는 일부 제휴처들이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면서 지난해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판매자 대금 지급 지연에다 소비자 피해까지 야기됐던 만큼 상품권 제휴처나 납품업체들의 이유 있는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셈이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두 사태의 양상이 엄연히 달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홈플러스와 티메프는 기업 현금흐름 구조부터 다르다. 티메프의 경우 중개 거래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면서 직접적인 현금 창출이 어려웠다. 반면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마트는 직매입을 통한 재고 기반 영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또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채무 변제 유예 조치는 이자 등 금융 채무에 한정돼 협력업체 간 거래에서 이뤄지는 대금 결제 등 상거래 채무 변제는 제한이 없다. 상품권은 원칙적으로 금융 채권이 아닌 상거래 채권으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도 전액 변제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홈플러스 측도 앞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단기자금 상환 부담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회생절차이며 영업은 기존대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도 이날 재개됐다. 회생 절차에 따르면 협력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되며, 개시 결정 이후에 이루어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지급 결제가 이뤄진다.

홈플러스는 “현재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며, 3월 동안에만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 현금 유입액이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총 가용자금이 6000억원을 상회하므로 일반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금일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으며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임직원 급여 지급이나 정상영업 여부에서도 티메프 사태 때와는 전혀 다른 대응과 양상 보이고 있다. 과거 티메프 사태 당시 급여 체불과 영업 중단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극심했던 것과 달리, 홈플러스 측은 기업회생절차가 진행과 상관없이 임직원 급여 지급과 정상 영업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현재 발생한 홈플러스 사태는 외부로의 피해보다 정작 기업 자체의 영업력 약화가 더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대형마트는 재고 확보를 위해 현금 매입 혹은 외상 매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번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거래 신뢰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만약 거래처들이 대금 회수 위험을 고려해 거래 조건을 강화한다면, 홈플러스는 거래 대금 증가와 함께 시장 점유율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홈플러스가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기업회생절차 자체가 기업의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회생 과정에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면 결국 장기적인 시장 내 입지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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