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홈플러스에 제품을 납품하는 식품업체들이 일부 납품을 중단하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처럼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 농심, 오뚜기,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품업체들은 홈플러스에 대한 납품을 중단하거나 중단을 검토 중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상황에 대한 우려로 인해 선제 조치 차원에서 이날부터 공급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로부터 협력사 대금 지급 관련 공문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다음 주부터는 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을 위해 납품업체들을 대상으로 상거래 채권을 정상적으로 처리하고 매장을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자금 지출을 하기 위해선 법원 보고를 거쳐야 해 납품 대금과 입점 업체에 대한 자금 지출 지연이 불가피하다.
특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대비 홈플러스 의존도가 높고, 자금 회전이 빠듯한 중소기업들은 납품대금 지급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입게 될 타격이 큰 만큼 깊은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협력업체들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이날부터 일반 상거래 채권 지급을 재개하는 한편, 소통 확대에 나섰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고, 이달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현금유입액이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가용자금이 6000억원을 상회한다”며 “이날부터 일반 상거래채권에 대한 지급을 재개했으며, 순차적으로 전액 변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납품 중단 사태가 더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LG전자는 현재 납품하는 제품 출하를 일시 정지한 상태다. 앞서 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은 지난 5일 변제 지연 등을 우려해 잇달아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막았다. 상품권은 상거래 채권이어서 정상 거래가 되고 있으나 시장 전반에 걸쳐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불신과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측이 상거래 채권 보호와 매장 정상 운영을 앞세워 납품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염려하는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며 “사태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납품 중단 여부를 검토하는 협력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