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내 창업자들에게 인도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인도는 ‘포스트 차이나’를 꿈꾸는 거대 시장으로 경제성장률이 7% 이상으로 높은 데다 세계 각지의 자본이 흘러들고 있어서다. 앞서 인도 시장을 타깃으로 창업한 K-스타트업의 두드러진 성공 사례도 이 시장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IT 서비스도 포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로 확장이 용이한 인도는 국내 창업자들이 새로운 도전을 펼치는 무대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인도상공회의소연합(FICCI)이 주관하는 스타트업 전시회 ‘스타트업 마하쿰브(Mahakumbh) 2025’에 참여할 국내 스타트업을 모집한 결과 경쟁률이 6대 1에 달했다. 업력 7년 이내 스타트업 8개를 공개모집 했는데 47개가 몰렸다. 지난달 말 진행돼 모집 기간이 길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스타트업의 관심이 뜨거웠다는 게 창업진흥원의 설명이다.
이 전시회는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며, 스타트업이 인도 시장에 자사 비즈니스를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무대로 평가받는다. 1회였던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해 현지 각계 인사와 4만8000여명의 참관객, 1300여개의 전시 기업이 참여했을 정도다. 올해는 약 3000여개 기업과 5만여명의 참관객이 몰릴 것으로 주최 측은 내다보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에는 인도 시장의 성장성뿐만 아니라 국내 창업자가 혁신 기술과 서비스로 현지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철원 대표가 창업한 밸런스히어로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인도 현지에 특화된 선불제 통신료 충전 서비스 ‘트루밸런스’로 2016년 인도 사업을 본격화한 뒤 현재 약 8500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2019년부터는 자체 개발한 대안신용평가체계를 통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 대출을 제공하며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과 대출실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667억원과 34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2019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블리몽키즈도 K뷰티 e커머스 플랫폼 ‘마카롱’으로 현지서 활약하고 있다. 마카롱은 인도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타깃한 비즈니스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인도 내 K뷰티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9.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카롱은 K뷰티 380여 개 브랜드, 1만8000여 개 상품을 인도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20만 명을 넘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위생허가 시스템으로 서류 검토와 오류 탐지 등을 자동화해 인도 진출 시 필수적인 위생허가인증(CDSCO) 진행 기간을 단축해 제품 경쟁력을 높인 게 주효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9% 증가한 33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유승완 블리몽키즈 대표는 "인도는 약 15억명의 인구 중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층에서 한류 붐이 일어나며 이제 한국의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그 만큼 기회의 땅이지만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연령대와 지역별로 문화와 소비 패턴 등이 다르기에 인도 소비자들과 지역별 특성을 파악해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전략으로 접근하며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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