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 티몬 인수에 나섰다. 그간 외형 확장에 주력한 오아시스가 티몬을 품고 기업공개(IPO)를 재도전할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전날 티몬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었다. 지난 4일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해달라고 서울회생법원이 신청한 지 이틀만이다.
티몬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우선협상을 체결한 기업이 공개입찰에서 우선권을 얻는 방식)’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른 업체도 공개입찰에 참여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오아시스가 같은 조건을 맞추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다. 최종 인수자는 공개입찰을 거쳐 다음달 결정된다.
오아시스가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지난해 7월 촉발된 ‘티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9개월 만에 티몬은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된다. 앞서 티몬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EY한영)은 조사보고서를 통해 티몬의 청산가치(136억원)가 계속기업가치(-929억원)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티몬 자산은 703억원에 불과하지만, 회생채권은 1조91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당장 오아시스의 인수 제안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업계에선 청산가치와 계속기업가치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청산가치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할 경우 채권단의 채권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오아시스의 현금·현금성 자산은 1372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509억원으로 티몬 인수를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오아시스가 티몬을 노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사업 확장성이 꼽힌다. 오아시스는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강점을 갖고 있다. 온라인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주요 매출이 신선식품에서 이뤄지다 보니 큰 폭의 외형 성장을 위해선 매출원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아시스는 티몬을 인수하면 신선식품 이외에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게 된다. 온라인 쇼핑몰과 신선식품 배송망 간 시너지를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더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셈이다.
관건은 IPO 재추진 가능성이다. 오아시스는 지난 2023년 2월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오아시스는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오아시스가 티몬을 통해 종합 e커머스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IPO에 재도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 효과, 물류 역량 강화 등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다”면서 “경쟁 환경 등 위험 요소도 존재하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면 IPO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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