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지주회사 한진칼이 경영진의 보수 한도를 지속해 인상했다. 반면, 주주들의 배당에는 인색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주가치 제고 약속과 책임 경영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오는 26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이사진 13명의 보수 한도를 120억원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33.3%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에도 이미 이사 보수 한도가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증액된 바 있다.
올해 이사진 수는 13명(사내 3명·사외 10명)으로 지난해 14명(사내 3명, 사외 11명)보다 1명 줄었다. 보수 지급 대상은 조원태 회장과 류경표 한진칼 부회장, 하은용 한진칼 부사장 등이다. 주주총회에선 박성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조인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 등이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한진칼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총 8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 중이다.
당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산업은행의 등판으로 조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아직도 산업은행의 지분 없이 조 회장이 완벽하게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도 한진칼은 주주 이익보다 경영진 이익에 몰두한 모습이다.
실제 주주 환원에는 인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진칼은 지난해 실적에 따라 올해 지급할 배당금으로 보통주 기준 주당 360원, 총 24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의 비율인 ‘배당 성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낮다. 지난해 배당 성향은 12.5%로 2019년 배당 성향 49.68%에 4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배당 성향이 높을수록 순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환원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930억원, 2019년은 307억원이다.
지난 2019년 당시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307억원으로 지난해 15.9%에 그쳤지만, 배당 성향은 37.18% 포인트나 높았다. 엔데믹 이후 경영 정상화에도 주주 환원에는 소홀한 모습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8000억 지원으로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성공했고 아시아나에 투입된 정책자금 3조6000억원은 전액상환돼 국가재정에 이바지했다”며 “이사보수한도 상향은 임원들의 책임경영강화의 일환이며, 한진칼 전 임직원의 노력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주주 배당에 대해서는 “한진칼의 배당 여력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2024년 주당 360원의 배당금은 지난 2022년 170원 대비 11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이 사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기업 윤리에 대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가해자에 대해 별도의 징계 절차 없이 면직 처리한 것. 이어 대한항공이 피해자와의 민사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가면서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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