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가 420억 달러(약 56조원) 규모의 연방 보조금 프로그램에 참여할 가능성이 열렸다.
7일 CNN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광대역 형평성, 접근 및 배포(BEAD·Broadband Equity, Access and Deployment)’라고 불리며, 미국 농촌 및 저소득 지역에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 마련된 보조금이다. 기존 규정은 광섬유(Fiber-Optic) 인터넷 서비스에 우선권을 부여해 스타링크 같은 위성 인터넷 서비스는 사실상 배제돼왔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SpaceX)의 한 사업부로, 저궤도(Low-Earth Orbit) 위성을 통해 지상의 수신 단말기로 고속 인터넷을 제공한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BEAD 프로그램을 모든 형태의 인터넷 연결 기술에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상무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불필요한 요구사항을 없애고 있다”며 “BEAD 프로그램을 결과 중심적이고 기술 중립적인(Tech-Neutral) 방식으로 개편해 각 주가 최저 비용으로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트닉 장관은 스타링크를 포함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지원금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기술 중립적이란 표현을 사용한 점에서 스타링크가 보조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스타링크가 광섬유보다 더 나은 대안이라는 주장에도 불구,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와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효율성 부서(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추진하는 연방 지출 감축 정책과 상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연방 보조금 및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축소하려는 입장을 보여왔다.
스타링크는 이전에도 미국 정부의 인터넷 보급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했지만 연이어 실패했다.
앞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023년 스타링크가 ‘농촌 디지털 기회 기금(Rural Digital Opportunity Fund)’의 초기 입찰에서 8억8500만 달러(약 1조2772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음에도 ‘광섬유 우선’ 기조를 이유로 최종 계약을 거부한 바 있다.
스타링크가 BEAD 프로그램을 통해 계약을 수주한다면 이는 머스크와 그의 기업들이 미국 정부 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높은 셈이다.
머스크가 주장하는 정부 지출 감축과 달리, 스타링크는 새로운 연방 보조금 및 정부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머스크가 정부 지원금을 적극 수주하려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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