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산업이 해외로 유출됐다고 주장하며 대만과 함께 한국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점차 반도체 산업을 잃었고, 이제는 거의 전적으로 대만이 차지했다”며 “대만이 우리에게서 훔쳐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반도체 산업을 쉽게 보호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대부분 대만에 있고 일부(little bit) 한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을 반도체 산업 유출국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가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에 포함돼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TSMC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반도체 산업의 상당 부분을 다시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반도체법(CHIPS Act)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반도체법은 엄청난 돈 낭비”라며, 보조금 대신 관세를 활용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도체법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5년간 총 527억 달러(약 70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해당 법안에 따라 보조금을 받기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조금을 주지 않아도 관세로 압박하면 기업들이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법 폐지를 촉구했다.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법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조항도 문제 삼았다. 그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으려면 인종과 성별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이 같은 DEI 정책이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백인을 역차별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