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유럽 내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지난 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선두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가 10일 공개한 중국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폭스바겐 그룹이 전년 대비 68.5% 증가한 8만2000대 판매량을 기록,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주력 모델인 ID.3, ID.4, ID.7 등 판매 호조가 성장률을 이끌었다.
테슬라는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량이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5만7000대로 집계됐다. 특히 유럽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45.9%, 북미에서는 2.1% 감소하며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테슬라는 올해를 전환점으로 삼고 새로운 보급형 전기차를 상반기 내 출시해 판매 반등을 노리고 있다.
3위는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약 3만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8.4% 성장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 5와 EV6는 올해 부분 변경을 통해 상품성이 개선돼 판매량 회복을 견인했다. 기아 EV3와 EV9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의 전기차 인도량을 앞지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는 최근 스페인에서 개최된 '2025 기아 EV 데이'에서 준중형 전동화 세단 EV4와 소형 전기 SUV 콘셉트카 EV2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전기차 대중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전기차 수요 위축 영향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던 유럽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주요 요인으로는 유럽 내 환경 규제강화가 꼽힌다. 소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기차 라인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각 제조사들도 이에 발맞춰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르노는 소형 해치백 'R5'를 출시했으며, 스텔란티스는 'e-C3', 기아는 'EV3', 현대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 시장도 10.9%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5%를 차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의무 판매 목표 폐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배터리원자재 관세 부과를 검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중국 제외)시장은 9.2%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3.5%를 기록했다. 한국, 일본,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된 배경에는 각국의 전기차 보급 정책 차이와 내연기관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강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유럽은 탄소 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전기차 중심의 시장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북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급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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