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 높은 보수를 받을 전망이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회사와 주주의 이익보다 경영진의 이익이 우선인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이사 보수 최고한도액을 12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전년 90억원에서 33% 상향된 금액이다.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조원태 회장, 우기홍 사장, 유종석 부사장 등 사내이사와 7명 사외이사 등 총 10명의 경영진에 총 120억원을 지급할 수 있다.

올해는 전년에 비해 4명의 이사진이 줄어든 만큼 이사 한명 당 받을 수 있는 보수는 더 많아진다. 전년의 경우 14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1명) 이사가 재임했다.

대한항공의 이사진 보수 확대는 팬데믹 이후 두 번째다. 지난 2023년 이사진의 보수 최고한도액을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어 올해 120억원으로 상향하면서 2년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사진 보수 최고한도액 상향은 통합 대한항공의 출범을 앞두고 이사진의 책임의식 고취와 단합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회장은 최근 보딩데이 행사에서 “대한항공이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책임 실천과 고객 만족 달성을 통해 모두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으로서 글로벌 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조 회장의 의지에도 이사진 보수 확대 안건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제기된다. 구체적으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경영 상황으로 인한 비용증가', '배당성향 감소' 등의 대한 우려와 불만이다.

그의 비전인 '사랑받는 항공사'의 주체가 소비자가 아닌 임원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다.

우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으로 브랜드 로고 교체를 앞두고 있다. 더불어 양사의 항공기 도색, 승무원의 유니폼 교체까지 진행한다.

문제는 대규모 비용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우선 CI교체와 함께 통합 대한항공의 항공기 전부를 도색해야 한다. 대한항공 170대, 아시아나항공 71대(화물기 11대 제외) 총 241대의 항공기의 전체 도색을 앞두고 있다.

도색 비용은 대외비로 적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직접 항공기 도색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타 항공사보다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이번 도색은 항공기 전체 도색인 만큼 고가의 특수 도료값,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한대 당 1억원의 비용이 소요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감소한 배당성향에 주주들의 원성은 자자하다. 지난해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은 경영진 보수와 반대다. 당기순이익 중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 비중인 배당성향은 지난 2023년 30.2%였으나, 지난해는 소폭 감소한 22.7%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다. 2023년과 지난해의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각각 9168억원, 1조2225억원으로 집계했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3.3% 증가했음에도 배당성향은 감소한 것이다.

수익성 확대에 임원은 보수가 상향되고, 주주는 배당이 감소되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주주환원정책은 장기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의 증대와 더불어 당기순이익 30% 이내에서 배당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통합항공사 출범과 발맞춰 안정적인 영업 및 투자 활동을 통해 기업가치 개선 노력은 물론 주주환원 여력 추가 발생 시 주주환원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