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추천한 신규 사외이사 중 재계 출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계 출신 신규 사외이사의 절반이 금융투자 및 기술 분야 전문가로 채워지면서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과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학계 출신(교수) 사외이사는 대폭 줄었으며, 여성 신규 사외이사 비중도 소폭 하락하며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30대 그룹 계열사 중 지난 7일까지 2025년 주주총회소집공고서를 제출한 179개 기업의 신규 사외이사 125명과 지난해 추천된 신규 사외이사 168명의 출신 이력 및 전문 분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러한 변화가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재계 출신 신규 사외이사 증가…학계 출신↓
사외이사 현황 조사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신규 사외이사 중 재계 출신이 학계와 관료 출신을 앞지르며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56명 중 절반 이상(139명)이 재선임됐으며, 신규로 125명이 추천됐다. 신규 사외이사 수는 지난해보다 8명 증가했다.
경력별로 살펴보면 재계 출신이 39명(31.2%)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6.7%(28명) 대비 14.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학계 출신 사외이사는 지난해 33.3%(56명)에서 올해 26.4%(33명)으로 큰 폭 감소했다.
관료 출신 비중은 지난해 31.0%에서 올해 30.4%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외에도 세무·회계(3.2%), 법조(2.4%) 출신 사외이사는 전년 대비 각각 2.2%포인트, 2.4%포인트 줄었다.
■금융·기술 전문가 영입 늘어
올해 신규 추천된 재계 출신 39명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금융투자 및 자본시장 분야 전문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 중인 SK그룹이 금융투자 전문가를 대거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SK가스는 투자은행(IB)업계 대부인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SK오션플랜트는 문석록 글로벌자산운영 고문(전 삼성증권 M&A 팀장)을, SK케미칼은 박태진 전 JP모건 한국 회장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을 영입했다.
재계 출신 중 기술 전문가도 9명이 신규 영입됐다. 현대위아는 삼성전자 글로벌AI센터장을 역임한 김찬우 고려대 인공지능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에서 기술연구원 분석센터장을 지낸 조혜성 대상 상담역을 추천했다.
관료 출신 신규 사외이사는 총 38명이다. 이 가운데 검찰 출신은 3명(7.9%)으로 지난해(17.3%) 대비 크게 줄었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이 오광수 전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노정연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고려아연은 MBK 측에서 이득흥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추천했다. 사법부 출신(판사) 신규 사외이사 비중은 지난해 7.7%(4명)에서 올해 18.4%(7명)로 증가했다.
신규 사외이사를 전문성별로 구분하면, 법률·정책 분야 사외이사가 31.0%에서 24.2%로 6.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재무·회계(13.1%→19.4%), 기술(17.3%→21.0%), 금융투자(16.1%→17.7%) 분야 전문가는 증가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 정체
올해 신규 추천된 여성 사외이사는 20명으로 전체의 16.0%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7.3%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로, 자본시장법 개정 효과가 정점을 찍고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사외이사 교체 사례는 7명, 남성 사외이사를 대체한 사례도 7명, 신규 추가된 경우는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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