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지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시니어 주택(레지던스)'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의 빠른 진입으로,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주거시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주요 건설사들은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선 헬스케어, 문화, 여가시설까지 갖춘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애스콧, 대교뉴이프, 차움의원, 차헬스케어 등 주거, 케어, 의료 전문 기업들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협약을 통해 포스코이앤씨는 시니어 레지던스 및 다양한 형태의 기업형 임대 사업을 발굴하고, 운영 전반에 대한 기획을 담당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각 분야별 전문 기업과 협력하여 서비스 개발 및 기획을 진행하고, 표준화된 서비스 운영 매뉴얼을 구축하여 이를 서울 한남동과 경기 오산 지역의 임대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214가구 규모의 '은평 시니어 레지던스'를 건설 중이며, 경기 용인 수지구 고기동에는 892가구 규모의 대형 시니어 레지던스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신한라이프의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케어와 협력하여 노인 복지주택 모델을 개발하고, 공모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VL르웨스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광운대 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인 '서울원 아이파크'에 768가구 규모의 웰니스 레지던스를 건설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MDM그룹과 함께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에서 국내 최대 규모(1378가구)의 호텔식 노인 복지주택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공급했다.
SK디앤디는 자산관리 자회사 디앤디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워버그핀커스와 함께 시니어 주거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첫 프로젝트로 서울 방배동에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를 착공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6년 초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시니어 주택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이유는 고령화 사회에 걸맞는 주거시설 변화에 발맞추기 위함이다.
고령화 사회의 진입은 시니어 주택 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0.2%에 불과했던 서비스 제공 주택에 대한 거주 희망 수요가 2020년 4.9%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에는 168조 원으로 133%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시니어 주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니어 주택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상 장·단기 수요가 어느 정도 예측되는 상황에서 시니어 주택은 건설사들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때마침 정부도 고령층 주거 안정을 위해 시니어주택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공 실버주택 확대 △고령자 전용 주택 금융 지원 △의료·복지 연계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에서도 갈수록 고급화·다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만큼 지속 가능성을 위해 건설사마다 차별화된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맞물려 시니어 주택 사업은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된다"면서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 ▲헬스케어 및 금융 연계 모델 개발 ▲차별화된 커뮤니티 구축 등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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