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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산업썰전] 여수 법인세 급감...GS칼텍스 등 지역 석화업체들에게도 '불똥'
    김국헌 기자
    입력 2025.03.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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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이코노미뉴스 김국헌] "여수 출장을 수시로 가서 쏟아지는 문제들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전남 여수에 공장을 두고 있는 한 석유화학 기업에서 대관을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의 얘기다. 

석유화학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전남 여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수는 법인세가 대폭 줄어들며 심각한 지방 재정난에 휩싸였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GS칼텍스,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LG화학 등 여수에 위치한 석화업체들은 쏟아지는 지역 압박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여수 법인세 대폭 감소...원인은 여수 석유화학 대기업들 법인세 급감


11일 여수시에 따르면 2024년 징수된 법인세가 2020년에서 2023년까지 평균 징수액 대비 66%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수 경제 침체로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증가하고, 가계 대출액도 급증하고 있다. 여수시 법인세는 지난 2023년 1503억원에서 지난해 600억원 내외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수 지역 법인세가 줄어든 것은 이 지역에 위치한 석유화학 대기업들의 법인세가 실적 부진으로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0조4304억원의 매출과 89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적자다. GS칼텍스는 지난해 47조6142억원의 매출과 54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비 2%, 67.5% 감소한 수치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7조1550억원의 매출과 272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매출은 전년보다 1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한화술루션은 지난해 12조394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비 6.7% 감소했고, 300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G화학은 지난해 49조2475억원의 매출과 1조9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매출은 전년보다 10;.9%, 영업이익은 56.6% 감소했다. 

여수에는 GS칼텍스,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LG화학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석유화학 대기업들의 주요 공장이 위치해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은 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한 롯데케미칼의 주요 생산 시설 중 하나다. 이 공장은 주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다양한 화학 물질과 플라스틱 제품을 제조한다. 특히,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에틸렌, 프로필렌 등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들이 주요 생산 품목이다.

LG화학 여수 공장은 석유화학 제품, 폴리머(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전지 소재(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등), 기타 고분자 제품들을 생산한다. 또 기능성 소재, 배터리 재료, 환경 친화적인 제품들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하고 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은 GS칼텍스의 주요 정유 및 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금호석유화학 여수공장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합성고무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제조하여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GS칼텍스 여수 공장 전경.
GS칼텍스 여수 공장 전경.

이들 석화기업들이 여수에 내는 법인세 비중은 압도적이다. 이 석화업체들의 실적이 급락하면서 법인세가 대폭 감소하며 여수 재정이 말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석화 대기업들과 같이 일하는 여수지역 1, 2차 하청업체들도 심각한 부진에 빠졌고, 소상공인들이 폐업 숫자가 갈수록 늘어가는 등 지역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석화 대기업들의 위기가 여수 지역경제 위기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법인지방소득세는 법인세를 납부해야하는 기업이 다음 년도 4월 말까지 관할 기초자치단체에 내야하는 세금으로, 지자체의 주요한 수입원 중 하나다. 법인세는 전년 실적을 기초로 부과된다. 때문에 올해 이들 기업들이 여수에 내는 법인세가 작년보다 더욱 줄어들 것이 확실해 보인다. 여수시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안 그래도 여수 지역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세수까지 줄어들며 경제난 극복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 지자체 등에서 위기극복 한 목소리...정부도 일부 화답


상황이 이렇자 여수 관련 국회의원들과 지자체 등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3월 7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여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등을 건의했다. 김 지사는 이번 달 안으로 여수지역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신속히 지정할 것과 여수석유화학산단의 산업용 전기요금 단가를 인상 전 수준으로 인하할 것을 건의했다. 안덕근 장관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종섭 전남도의회 의원은 전남도의회 제 383회 임시회 기간 전략산업국에 대한 업무보고 과정에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맞지 않아 여수산단 내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매각이 추진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전남 제조업 쇠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달라”고 지적했다.

강문성 전남도의회 의원도 “전남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석유화학산업이 중국의 저가공세와 EU 탄소세 도입 등으로 큰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전남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대응을 위한 전남도 협의체 구성을 통한 대응”을 주문했다.

여수시의회도 지난해 6월 정부를 상대로 여수산단 석유화학산업 구조적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여수시의회는 당시 “여수산단은 1967년 조성 이래 국가와 지역 경제 성장 기반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으나 최근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친환경 산업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 기구를 구성하고, 위기 대응 TF팀을 구성해 산업구조 개편 및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3일 각 지자체가 지역 주력기업의 도산이나 이전이 실제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기에 앞서 산업위기 선제대응 지역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 또 지역 주된 산업이 현저하게 악화할 우려가 있을 경우로 돼 있는 신청기준도 주요 기업의 타지역·해외 이전계획이나 공장 설비·고용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 법인·사업장 폐쇄 결정 등으로 구체화했다.


여수 석화기업들에 대한 지역 원성도 높아...수시 여수 출장가서 지역 여론 진화 급급


여수 지역 석유화학 대기업들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실적이 급락한 것은 여러 복합적 위기 때문인데 기업들에 대한 지역 원성도 높은 실정이다. 

현재 이 지역 대기업들은 위기 극복을 위해 애쓰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NCC2공장의 가동 중단과 매각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조회 공시를 통해 여수 NCC 2공장 매각과 NCC 사업부 물적분할 관련 언론 보도에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실제로 물적분할과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PET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MMA공장 생산 중단을 논의 중이다. 

이런 공장 매각은 여수 지역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행하기가 어렵다. 공장을 매각하거나 가동을 중단하면 많은 여수 노동자들의 직장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중단하라는 지역사회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여기에 여수 석화업체들은 여러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데 하청업체들에게 지급하는 대금이나 사회공헌 사업까지도 줄이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 대관, 홍보, 영업관리, 노무 조직들이 여수에 수시로 가서 지역 여론을 진화하는 데 애를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지만 여수시가 쉽게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여수지역 석유화학 업체들의 위기는 중국에서 촉발된 세계적인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과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의 자급률 상승으로 인한 것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둔화와 고유가, 고환율까지 겹쳤다. 기업경쟁력 상승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여수지역 경제 활성화가 될리 만무한 상황이다. 

석유화학 산업도 철강, 조선 등 중후장대 산업처럼 사이클을 타는 산업이다. 중국발 치킨게임이 시작된 현재, 버티는 기업이 승리한다. 각종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버티고 버티는 수밖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 그 과정에서 혹독한 여수지역 경제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우려를 뚫고 여수와 이 지역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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