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 채무조정의 숨은 관건이 임차 매장과 관련한 리스 부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사태가 크레딧 채권 시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작은 조약돌처럼 금융시장 피로도를 지속시킬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2일 '홈플러스가 쏘아 던진 작은 조약돌(들)' 보고서에서 "홈플러스가 사모펀드(MBK파트너스)에 인수될 당시 부담하게 된 인수금융의 상당 부분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이처럼 밝혔다.
김 연구원은 "매각된 점포를 재임차 방식으로 홈플러스가 쓰면서 채무의 형식이 일반차입금에서 리스 부채로 바뀐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의 사례를 들어 비유하자면 만기를 연장하며 이자만 내는 '거치 방식' 주담대에서 원리금 분할 상환 주담대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의 부채구조가 단순해 보이는 외견과 달리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리스 부채를 감안할 경우 금융채무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구성은 보다 복잡한 양상"이라며 "매각된 점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리츠 같은 부동산투자펀드가 조성한 출자금 및 금융 대출, 해당 대출의 유동화/신용공여, 입지 유망 점포를 다른 용도로 재개발하는 PF(프로제트파이낸싱) 진행 과정에서 수반되는 시공사(시행사) 익스포저 등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처럼 간접금융채무의 비중이 확대된 현 상황은 향후 홈플러스 채무조정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우려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작년 2월 결산 기준으로 홈플리스의 리츠 부채는 3조8501억원 규모다.
김 연구원은 "홈플러스는 자본시장으로의 접근성이 크지 않아 크레딧 채권시장에 직접적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리스 부채 등 임차 부동산과 관련한 노출도가 갈수록 그 실체를 드러내면서 금융시장 피로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홈플러스가 쏘아 올린 이슈가 결정적 한 방은 없더라도 '계속 날아오는 작은 조약돌'처럼 지속적으로 시장참가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 관점에서 현재 유일한 긍정 포인트는 경기둔화 가능성 확대에 따른 시장(기준)금리 하락(하향) 조정 가능성밖에 없다"며 "그 배경 자체가 궁극적으로 크레딧에 긍정적 변수인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전격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개시 결정을 받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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