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들이 지속가능항공유(SAF) '최초'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SAF는 일반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 줄일 수 있어 정유업계의 신(新) 먹거리로 꼽힌다.
전 세계적인 환경 규제 기조에 SAF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정유사들의 사업 확장에 속도가 실리는 모습이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홍콩 국적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항공과 오는 2027년까지 2만톤 이상의 SAF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홍콩 국적항공사에 SAF를 공급하는 것은 SK에너지가 처음이다.
앞서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지난해 11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기에 SK에너지가 공급하는 SAF를 넣기 시작했다. 이로써 SK에너지는 지난 1월 유럽에 SAF를 수출한 지 2개월여 만에 홍콩 최대 민항사와 안정적인 SAF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아태 지역은 국내 정유사 수출물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거점 시장이다.
SK에너지는 “국내외 SAF 정책 변화와 수요 변동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캐세이퍼시픽항공을 비롯한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사들과 협력함으로써 안정적인 글로벌 SAF 공급망을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일본 전일본공수(ANA)에 첫 공급을 시작하면서 국내 첫 SAF 수출 역사를 썼다. SAF의 내수와 수출을 비롯한 모든 채널에서 상업적 판매가 이루어진 국내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정유사들의 SAF 시장 선점 경쟁은 높은 시장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2021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오는 2050년까지 항공 업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까지 감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이 주효했다.
올해 에어버스, 보잉, 엠브라에르 등 글로벌 3대 상업용 항공기 제조사들이 신규 항공기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SAF는 국제항공에서 탈탄소 효과가 가장 큰 수단으로 인정받으면서 전 세계 19개 국가에서 SAF 급유 상용운항을 시행 중이다.
3대 항공기 제조사의 올해 신규 항공기 인도량은 전년 대비 20% 늘어난 1420대 수준이 예상되는데, 중국상용항공기공사의 생산을 고려하면 신규 항공기 생산 증가량은 더욱 늘어난다.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전 세계 SAF 시장이 2024년 약 17억 달러(약 2조 4690억원)에서 2034년 약 746억 달러(약 108조 349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평균성장률(CAGR) 46.2% 수준의 성장세다.
업계 관계자는 “SAF는 국제항공에서 탈탄소 효과가 가장 큰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EU는 SAF와 합성 SAF를 함께 사용해 탄소 배출 감축을 극대화할 계획이어서 향후 친환경 항공유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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