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해 수입 단가가 높아지면서 가격 인상을 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1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유제품 가격 지수는 148.7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10월(149.2)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제품 가격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놓고 산출하는데 최근 지수가 급등하면서 국내 식품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한층 커졌다.

유제품 가격 지수는 2023년 9월 112.0까지 하락했지만, 작년 8월부터 매달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달 148.7까지 올랐다. 이는 1년 전보다 23.2% 높은 수준이며 전달보다도 4.0% 상승한 것이다. 특히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국제 유제품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가격 변동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며 제품 가격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제품 자급률은 44%에 불과해 치즈와 크림 등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 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국내 제품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안팎에서 형성되면서 수입 단가 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커피나 코코아가 포함된 유제품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폭이 커 부담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제품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