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산업
"약탈적 기업 사냥꾼 퇴출해야"… MBK 향한 여론 악화
    윤남웅 기자
    입력 2025.03.17 13:57
    0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협력업체들이 납품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픽=중앙이코노미뉴스] 
홈플러스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협력업체들이 납품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픽=중앙이코노미뉴스] 

[중앙이코노미뉴스 윤남웅]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피해가 납품업체, 금융권, 투자자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에 이어 금융감독원의 검사 착수, 그리고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까지 예정돼 있어 MBK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분위기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도덕적이지 않은 약탈적 기업 사냥꾼의 행태를 보인 MBK는 대한민국에서 퇴출돼야 한다”며 홈플러스 사태 책임이 있는 사모펀드 MBK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MBK에서 파견된 홈플러스 경영자들은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도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기업어음(CP)을 팔며 빚을 늘려왔다”며 “법정관리 진행 사실을 숨기고 개인투자자들에게 CP를 판매해 피해를 전가시키려 한 행위는 과거 일부 총수기업의 대표적인 모럴해저드로 지탄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신용등급 강등 혹은 기업회생 신청을 예견하고도 CP 등을 발행해 손실을 일반투자자에게 떠넘겼다면 사기죄 등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중론이다. 동양그룹은 2013년 부도 위험을 숨긴 채 1조3000억대 CP와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피해를 입혔고, 현재현 당시 그룹 회장은 7년간 수감된 바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MBK가 ‘첨단 금융기법’이라고 강변하는 차입매수(LBO)와 세일앤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에 대해서도 “사실은 철 지난 금융방식이고 사모펀드 천국인 미국에서조차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를 사실상 숨김으로써 MBK는 스스로 약탈적 기업 사냥꾼임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입매수는 인수대상기업 홈플러스의 자산과 미래현금흐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고, 세일앤리스백은 부채를 유동화해 부채를 갚는 것”이라며 “MBK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 점포를 매각해 현금화한 후 해당 점포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장기임대계약을 체결했지만 장기적으로 고정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형성했다”고 지적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MBK가 핵심자산을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급급할 뿐 회사 발전이나 정상화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내재된 자산을 처분해 ‘전주(錢主)’의 이익을 극대화할 생각에만 골몰했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의 경영 부실이 MBK의 경영전략 부재, ‘알짜 자산 빼먹기’라는 도덕적 해이가 부른 필연적 결과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MBK가 홈플러스에 대한 자구노력은 소홀히 한 채 고려아연을 겨냥한 적대적 M&A에 골몰한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통상적으로 기업이 신용등급 강등에 몰리면 뼈를 깎는 자구 노력부터 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MBK는 홈플러스 정상화보다는 또 다른 먹잇감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며 “MBK의 고려아연 인수시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적대적 M&A 사태에 대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MBK의 중국 국부펀드 CIC의 출자와 연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정치권은 MBK의 고려아연 인수가 성공할 경우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이 위협받고 기술 유출 가능성이 커져 방위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로버트 오브라이언(Robert O’Brien)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올 1월 국내언론 기고를 통해 “고려아연 매각이 현실화한다면 미국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마리아네트 밀러-믹스 연방하원의원, 잭 넌 하원의원, 민주당 출신이자 미 의회 핵심광물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에릭 스왈웰(Eric Swalwell) 연방하원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 정계 인사 다수가 MBK의 고려아연 적대적 M&A 시도를 둘러싼 우려를 공개 표명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오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홈플러스-MBK 사태에 대한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한다. 증인으로 MBK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5명이 채택됐으나 김병주 회장은 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상하이와 홍콩으로 출장 간다는 점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사냥
    #미국
    #퇴출
    #홈플러스
    #약탈
    #있다
    #악화
    #여로
    #바른사회시민회의
포인트 뉴스 모아보기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산업 주요뉴스
  • 1
  • 부릉, 3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완료…배달대행 시장 경쟁력 강화
    아시아경제
    0
  • 부릉, 3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완료…배달대행 시장 경쟁력 강화
  • 2
  • 유비케어 'KIMES 2025' 참가…AI 접목 의료 솔루션 선보여
    EBN뉴스센터
    0
  • 유비케어 'KIMES 2025' 참가…AI 접목 의료 솔루션 선보여
  • 3
  • 한화오션, 2조 3천억원 규모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수주 성공
    중앙이코노미뉴스
    0
  • 한화오션, 2조 3천억원 규모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수주 성공
  • 4
  • [Constr. & Now] 포스코이앤씨, 국내 최초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 '잠실 더샵 루벤' 준공 등
    EBN뉴스센터
    0
  • [Constr. & Now] 포스코이앤씨, 국내 최초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 '잠실 더샵 루벤' 준공 등
  • 5
  • [EBN 오늘(17일) 이슈 종합] 정의선 회장, 美 전기차 신공장 방문 등
    EBN뉴스센터
    0
  • [EBN 오늘(17일) 이슈 종합] 정의선 회장, 美 전기차 신공장 방문 등
  • 6
  • 정의선 회장, 美 전기차 신공장 방문…관세 리스크 해법 찾았나
    EBN뉴스센터
    0
  • 정의선 회장, 美 전기차 신공장 방문…관세 리스크 해법 찾았나
  • 7
  • 알테오젠, 아스트라제네카에 기술 수출…총 2조원 규모
    EBN뉴스센터
    0
  • 알테오젠, 아스트라제네카에 기술 수출…총 2조원 규모
  • 8
  • [Fashion & Now] 블랙야크 키즈, 여아 라인 강화 나선다 등
    EBN뉴스센터
    0
  • [Fashion & Now] 블랙야크 키즈, 여아 라인 강화 나선다 등
  • 9
  • KGM, ‘팀 토레스 택시 클럽’ 회원 초청 행사 개최
    중앙이코노미뉴스
    0
  • KGM, ‘팀 토레스 택시 클럽’ 회원 초청 행사 개최
  • 10
  • [Realty & Now]제일건설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4월 분양 등
    EBN뉴스센터
    0
  • [Realty & Now]제일건설 '양주역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4월 분양 등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뉴스
  • 투표
  • 게임
  •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