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약시장에 매서운 한파가 찾아왔지만, '아이파크'를 등에 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과는 무관해 보인다. HDC현산이 공급하는 단지마다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 침체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흐름을 타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준공후 미분양 주택)'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에서도 다수 사업장이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어, HDC현산의 분양 실적 또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 "서울도 예외 없다"...지난달 서울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 '0건'
20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 물량은 전년 동월(1만 9272가구)대비 84% 급감한 2986가구로 집계됐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수요자들의 청약 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서울 역시 상황이 심각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2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아파트 물량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0건' 기록이다.
월별 분양 물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968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12월 800가구 ▲올해 1월 428가구 ▲2월 0가구로 급감했다. 더욱이 분양 성수기로 꼽히는 3월에도 서울에서 일반분양이 예정된 물량이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분양 업계는 분양 시기를 최대한 미루는 중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고금리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공사비가 급등한 데다, 탄핵 정국 이후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적절한 분양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 아이파크, 강원·충북·전북 등 지방에서도 인기몰이
그러나 이러한 시장 상황이 HDC현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공급하는 단지마다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지방에서 두드러진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보면, HDC현산이 최근 2년간 전국에 공급한 아파트 단지는 총 23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컨소시엄(컨소) 형태로 분양한 단지를 제외하면 단독 공급 단지는 15곳으로 축소된다.
15개 단지의 지역은 서울(5곳), 강원(춘천·강릉 2곳), 경기(광명·광주 2곳), 전북(군산·익산 2곳), 충북(청주 1곳), 충남(서산·천안 2곳), 대구(1곳) 등이다. 연도별로는 ▲2023년 11곳(컨소 3곳, 단독 8곳) ▲2024년 12곳(컨소 5곳, 단독 7곳)이다.
이를 지역별로 구분하면 2023년 ▲7월 강원 '춘천레이크시티 아이파크'는 477가구 모집에 1만3237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10월 강원 '강릉 오션시티 아이파크'는 515가구 모집에 9376명이 청약에 나섰다. ▲12월 충북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는 709가구 모집에 6만9917명이, 충남 '서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293가구 모집에 6019명이 각각 관심을 보였다.
즉, 2023년 진행한 지방 사업지 5곳 중 4곳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아이파크의 인기는 2024년에도 이어졌다. ▲4월 대구 '범어 아이파크' 82가구 모집에 1370명 ▲11월 충남 천안 아이파크 시티 657가구 모집에 7940명이 몰리며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 사업지 3곳 공급에 2곳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아이파크 브랜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역 범위를 수도권으로 넓힐 경우, 아이파크의 대한 인기는 더욱 뜨겁다. 대표 사례로 작년 11월 청약을 진행한 서울원 아이파크는 1414가구 모집에 2만2100개의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 59㎡A는 213.3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시티오씨엘,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천안아이파크 시티의 분양은 100% 완료된 상황"이라며 "천안 성성 5지구의 경우에는 분양 초기 부터 100% 분양이 완료됐다. 후속 사업 전망도 밝을 것"이라고 밝혔다.
■ 2년 연속 분양 호재에 분양 수익도 '쑥↑'
2년 연속 이어진 분양 호재에 HDC현산의 분양 수익도 대폭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간 분양 수익은 4008억원으로 조사됐다. 작년(4412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2021~2022년과 대조할 경우 약 2.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HDC현산의 매출액도 2023년부터 2년 연속 4조원대를 돌파했다.
물론 2021~2022년은 광주 사고의 영향으로 분양 수익이 급감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사고 발생 이전인 2020년(3252억원)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분명하다. HDC현산의 연도별 분양매출 비중은 ▲2020년 9.67% ▲2021년 2.90% ▲2022년 4.64% ▲2023년 10.52% ▲2024년 9.41%다.
HDC현산은 지금의 상승세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올해 안양박달신한, 안양역세권, 제기1구역, 광명11구역, 천안 아이파크 시티 일부 단지 등 전국 각지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며 "용산 철도병원부지, 공릉역세권 등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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