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가 미국 행정부의 관세전쟁 여파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원·엔화도 1000원대에 진입하면서 고정비용 증가와 주력 노선인 일본노선의 수요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에 출발했다. 장중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19년 3월 16일(1492.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이 중국을 비롯한 교역국들과의 무역 갈등으로 번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결국 달러 가치 상승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이다.
국내 항공사는 원·달러 환율에 취약하다. 주요 비용인 항공기 리스료, 연료비, 정비비, 공항관련 비용을 모두 달러로 결제한다. 환율 상승에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자체 항공기가 많아 리스료 부담이 적은 대한항공도 원·달러 환율 10원 오르면 33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상대적으로 리스료 부담 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 상승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FSC(대형항공사)는 파생상품 등을 통해 환율 변동에 적극 대응하고 있지만, LCC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엔화 상승도 악재다. 그동안 일본 노선에 집중했다. 엔저 현상으로 여행경비 부담이 감소하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국내 여행객이 증가해서다. 이에 일본 소도심 신규취항과 증편 등으로 일본 노선의 공급을 확대했다.
원·엔 환율이 1엔당 900원 후반대로 올라도 일본을 찾는 국내 여행객 수는 유지됐었다. 지리적 이점으로 인한 저렴한 항공권 가격으로 재방문 여행까지 생겨나면서다. 하지만 1엔당 1000원 이상으로 올라 유지될 경우 일본 여행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화 상승에도 일본 노선에 대한 낙관적인 주장도 나온다. 항공권 가격이 저렴한 단거리 여행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환율 영향에 둔감한 만큼 일본노선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내 항공사는 일본 여행 수요를 유심히 살핀다는 입장이다. 일본 노선 공급 확대로 선택의 폭을 확대해 온 만큼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 탑승률 감소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각 노선을 수요에 맞춰 유연하게 공급하고 있어 우려할 정도의 탑승률 감소는 없을 것으로 안다”며 “일본 노선의 수요가 감소할 경우 환율 영향이 덜한 중국이나 제주 노선의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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