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비밀 여부·수사 실무자와 공범 관계 다툴 듯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중견 건설사 사건과 관련해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받는 부산경찰청 출신 간부들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 5단독(문경훈 판사) 심리로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A, B 총경과 C 경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이들은 기소 시기가 달라 사건이 각각 다른 판사에 배당됐으나 이번에 모두 병합돼 한꺼번에 재판받게 됐다.
전날 재판은 향후 쟁점을 정리하면서 피고인들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인정하는지 여부, 향후 증인으로 부를 사람들과 심문 일정을 조율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검찰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 사주 일가 비리 사건을 수사한 부산경찰청 반부패 수사팀 소속인 C 경감은 2023년 3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수사 정보를 여러 차례 걸쳐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C 경감은 수사 보고 체계에 있지 않은 총경 2명에게 수사와 관련된 사항을 알려줘 건설사 측에 정보가 들어가게 하거나, 중견 건설사 측 사건 브로커이자 전직 경찰관에게 직접 사건 진행 상황을 알려준 혐의 등을 받는다.
A 총경은 부산의 일선 경찰서장으로 있으면서 해당 경감을 서장실로 불러 수사 정보를 물어본 뒤 이를 건설사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고, B 총경은 건설사 측 브로커와 C 경감과 식사 자리를 함께하며 사건 내용을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C 경감은 알려준 내용이 수사 기밀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이 있고, 법리적으로도 다퉈 볼 여지가 있다며 검찰의 공소 취지를 일부 부인했다.
총경 2명은 누설한 비밀도 없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은 수사 지휘 체계에 있지 않아 C 경감과 공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죄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C 경감이 자신들에게 말한 순간 범행은 기수가 됐고, 법리상 자신들은 누설된 정보를 받는 입장(형법상 대항 관계)이라는 취지다.
공무상비밀누설죄는 누설한 사람만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
문 판사는 이런 피고 측 주장에 대해 검사가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다.
검사 측은 향후 재판에서 이들의 죄를 입증하기 위해 중견 건설사 측 관계자와 사건 브로커 등 4명을 법정에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피고인들은 증인신문을 지켜 보면서 반대신문을 하거나 추가 증인을 부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ready@yna.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