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업체 팀장·현장소장, 범행 가담 근로자 등 92명 검거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건설 현장 근로자를 채용하며 임금을 실제보다 높인 허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차액을 챙긴 플랜트업체 직원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울산의 한 플랜트업체 소속 50대 A씨 등 팀장 2명을 사기 혐의로, 현장소장 40대 B씨를 사기 방조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해 허위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고 임금을 받아 차액을 돌려준 근로자 89명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경기도 평택시에 있는 한 공장 신축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를 채용하며 임금을 부풀린 허위 근로계약서를 작성, 실제 임금을 제외한 차액을 돌려받는 일명 '똥떼기' 수법으로 업체를 속여 사업비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똥떼기란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은어로, 업체 팀장들이 근로자들의 일당에서 일정 부분을 임의로 떼고 지급하거나 지급 후 다시 회수하는 수법을 말한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2019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6개월간 676회에 걸쳐 3억8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챙긴 돈은 대부분 팀장이나 현장소장 등 관리자들의 식비와 개인 생활비, 채무 변제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B씨는 팀장으로부터 현장 안전 수칙 미준수로 적발 시 시공사 안전 점검원을 접대해 무마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1천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똥떼기는 건설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왔지만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노동자들의 임금 착취와 과도한 사업비 지출로 자칫 부실 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경우 경찰에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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