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3천여건 구조 출동…"현대아울렛 화재 현장 잊을 수 없어"
"후배·가족에 부끄럽지않게" 인명구조사 자격증 취득 등 자기 계발도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걸그룹 아이브(IVE)의 안유진이 '대전의 딸'이라면, 대전소방본부 안유진 소방위는 '대전의 수호신 아들'로 통한다.
16년 전 소방공무원이 된 안 소방위는 13년 차 베테랑 구조대원으로, 대전 지역 수난사고·추락사고·교통사고·화재사고 등 수많은 인명 사고 현장에 늘 함께했다.
1년에 250여건의 구조 출동을 하며 13년간 3천여곳의 현장을 다녔지만, 2022년 9월 26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유성소방서 구조대에서 근무하던 안 소방위는 당시 대전현대아울렛 화재 현장에 투입돼 인명 구조 활동을 했다.
매캐한 농연(濃煙)과 재가 가득 찬 지하 주차장은 암흑 그 자체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안 소방위는 '소방의 날'인 9일 연합뉴스에 "승강기로 대피했다가 화를 면하지 못한 분, 차 안에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 등 여전히 계속 기억에 남는다"며 "농연이 걷히자 처참한 현장이 드러나 안타까운 감정이 교차했다"고 전했다.
위험을 무릅쓰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그에게 힘이 되어주는 건 시민들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다.
5년 전 대청댐 인근 다리에서 투신한 남성을 수색하던 안 소방위는 '애 아빠 시신이라도 빨리 꺼내달라'는 유족의 간절함을 듣고 2시간 만에 시신을 유족에 인계했다.
유족들은 슬픔 속에서도 그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안 소방위는 출동 때마다 '내 가족이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구조 활동에 나선다고 했다.
그에게도 가족은 위험한 현장에서 용기를 주는 존재다.
안 소방위는 "출근할 때마다 아내가 '당신 곁에는 우리가 있으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파이팅'이라고 말해주는 데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를 소방관으로 이끈 것도 가족이었다.
다른 일을 하던 안 소방위는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더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 끝에 소방관으로 전직했다.
고등학생인 아들도 그의 영향을 받아 소방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가족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안 소방위는 스킨스쿠버 강사 자격증과 인명구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자기 계발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제35회 전국 소방기술 경연대회에서 구조 전술 분야 전국 3위의 성과를 거두는 등 구조 분야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특별승진을 하기도 했다.
'대전의 수호자'인 안 소방위의 앞으로 목표는 후배 양성과 구조 분야 연구다.
안 소방위는 "앞으로는 구조 현장에 최적화된 구조기법으로 구조 대상자를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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