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악화 대비해 미리 이동…숙식·학습공간 지원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서해 북단 수험생들이 시험장이 없는 섬마을을 떠나 인천 시내 호텔에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9일 인천시교육청과 옹진군 등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는 대청·덕적·백령·연평도 등 섬 4곳의 고등학생 35명이 미리 육지로 나와 수능을 준비한다.
2025학년도 수능은 오는 14일 치러진다.
연평고 수험생 9명은 지난 8일 오전 학교에서 열린 수능 출정식에서 후배들의 열띤 응원과 격려를 받으며 밝은 표정으로 교정을 나섰다.
이어 스쿨버스를 타고 당섬 선착장으로 이동한 뒤 학부모와 교사들의 배웅 속에 534t급 여객선 코리아킹호에 탑승했다.
학생들은 배를 타고 2시간 30분 걸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했고 인솔 교사를 따라 숙소인 하버파크호텔에 무사히 입실했다.
학교별로 대청고 3명, 덕적고 8명의 수험생도 전날 오후 잇따라 호텔에 도착했다. 나머지 백령고 학생 15명은 오는 10일 배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인솔자인 이지선 연평고 교사는 "수능까지 학생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오랜 시간 노력하고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해 북단의 섬 수험생이 수능을 앞두고 육지로 나오는 것은 섬에 별도 시험장이 없기 때문이다. 수능은 고사장마다 1개 학교 수험생 비율이 40%를 초과할 수 없다.
여기에 안개나 풍랑 등 기상 악화로 배편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해 수능 3∼6일 전부터 육지로 이동해 시험 준비를 하게 됐다.
섬 수험생들은 수능 다음 날인 15일까지 4성급 호텔에서 2인 1실을 사용하며 인솔 교사 5명과 함께 숙식을 지원받는다.
호텔 3층에는 수험생을 위한 식사와 학습 공간이 마련되며 수능 당일에는 시험장까지 차량 지원도 이뤄진다.
호텔 숙박이나 식사 등에 필요한 경비는 인천시·인천시교육청·옹진군·하버파크호텔이 맺은 협약에 따라 지원된다.
이들 수험생은 올해 시험장이 마련된 호텔 인근 3개 학교로 분산돼 시험을 치른다.
수능이 끝난 뒤에는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뒤 다음 날 오전 배를 타고 다시 섬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유관기관별 긴밀한 협조를 통해 도서 지역 수험생들이 불편 없이 시험을 치르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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