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암동굴이 주요 서식지임을 보여줘…"서식 환경유지"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용암동굴이 '황금박쥐'로 불리는 멸종위기종 붉은박쥐의 주요 서식지로 확인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시 김녕굴에 대한 지난달 월례 모니터링에서 동면 중인 '붉은박쥐(Myotis rufoniger)' 1개체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애기박쥐과에 속하는 붉은박쥐는 몸길이가 4∼6㎝로 진한 오렌지색 몸통과 검은 날개로 일명 '황금박쥐'로 불리는 희귀종이다.
200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관심대상으로 분류됐다.
붉은박쥐는 2008년 김녕굴 인근의 만장굴 비공개 구간에서 처음 확인된 이후 2019년까지 매년 겨울을 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만장굴로부터 500∼600m 떨어진 김녕굴에서는 2015년 겨울 붉은박쥐가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2016년 겨울, 2017년 봄에 붉은박쥐 서식이 연이어 확인됐다.
김녕굴에서 붉은박쥐가 발견된 것은 마지막으로 관찰된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붉은박쥐 서식에 알맞아 주변 동굴로 서식지를 넓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만장굴과 김녕굴은 동굴 입구가 여러 곳이고, 겨울철에도 10도 내외의 온도와 95% 이상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붉은박쥐를 비롯해 관박쥐나 긴날개박쥐 등이 동면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다른 박쥐들보다 붉은박쥐는 온도와 습도 등에 민감해 전국적으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지만, 제주 용암동굴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출입이 통제되는 등 보호되면서 붉은박쥐 서식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
강석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붉은박쥐의 안전한 월동을 위해 지속적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다양한 생물의 안정적 서식처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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