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975㎞ 유랑 끝 전시관서 완전한 모습…제막식 후 일반공개
(원주=연합뉴스) 임보연 기자 = 일제강점기에 무단 반출되고 6.25전쟁으로 1만2천조각으로 분리되는 등 역사적 고난과 아픔을 가진 지광국사탑이 복원을 마치고 113년 만에 고향 원주에 안착한다.
원주시와 국립문화유산원은 국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복원을 완료함에 따라 12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 앞 특설무대에서 복원 기념식을 한다고 11일 밝혔다.
기념식에 앞서 식전 공연으로 문화예술공연을 펼치고 경과보고와 기념사, 축사가 이어지고 환수 및 조립 영상을 상영한다.
이어 어린이 합창 공연과 제막식을 하고서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에 승려에게 내리는 최고 법계인 '국사'(國師)를 받은 지광국사 해린(984∼1070)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다.
고려시대 탑 가운데 최고로 꼽히나, 우리 역사의 굴곡을 간직한 유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탑은 일제강점기였던 1911년 일본인이 무단으로 해체해 경성(서울)으로 옮겼고, 이듬해 일본 오사카(大阪)로 반출됐다가 다시 돌아왔다.
1915년에는 조선물산공진회 미술관이 있었던 경복궁 뜰로, 1923년에는 경회루 동쪽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여러 차례 시련을 겪기도 했다.
특히 6·25전쟁 때는 폭격을 맞아 약 1만2천개의 파편으로 조각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이후 국립고궁박물관 뜰에 서 있던 탑은 2016년 전면 해체·보수 공사에 들어가 약 5년간 보존 처리 작업을 했고, 지난해 8월 부재 상태로 고향인 원주에 돌아왔다.
원래 있던 법천사지를 떠나 약 1천975㎞에 달하는 유랑 생활을 마친 셈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말 복원 위치를 확정한 뒤, 유적전시관 안에 탑의 하중을 지탱하고 진도 7 규모의 지진 충격을 버틸 수 있는 면진대를 설치해 탑을 완전히 올렸다.
본래 모습을 갖춘 탑은 앞으로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에서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원강수 시장은 "시민 여러분의 노력으로 지광국사탑이 환수 및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돼 뜻깊다"며 "그 의미를 간직해 문화유산의 보존·관리·활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i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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