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열띤 응원전은 없지만 차분한 분위기 속 격려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손형주 기자 =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202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경남공고에 있는 수험장으로 들어서던 박모(18)군은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이렇게 떨림을 표현했다.
그는 "내년에 원하는 대학의 공과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하고 싶다"며 마음을 가다듬으며 수험장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날 해당 수험장 앞에는 긴장한 표정의 학생들이 부모님의 배웅을 받으며 하나둘씩 교문으로 들어섰다.
이날 아침 기온이 15도까지 오르면서 수험생들은 포근한 날씨 속 반소매를 입거나 가벼운 트레이닝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수험생을 데려다주던 부모들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거나 안아주며 격려했고, 교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자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자녀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있다가 눈물을 보이는 부모도 있었다.
아들에게 도시락통을 건네주던 김도은(48)씨는 "점심으로 먹을 도시락을 싸는데 나도 모르게 울컥해서 눈물이 나더라"며 "긴 시간 동안 열심히 고생한 만큼 힘내서 잘 치르고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후배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수험생을 응원하는 풍경은 보이지 않았지만, 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 학생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주해영(41) 양정고 국어 교사는 "수능을 치는 반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현장에서 초콜릿을 나눠주고 있다"며 "어제는 준비물을 잘 챙기고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본부에 도움을 요청하라는 식으로 격려했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제22지구 제30시험장이 마련된 부산 사직고등학교에도 이날 후배들의 응원전 없이 차분한 가운데 수험생이 고사장에 입실했다.
교문 앞에서 선생님들은 밝은 표정으로 수험생의 손을 꼭 잡아주며 힘을 불어넣었다.
한 선생님은 "예전과 다르게 날씨가 따뜻해서 다행"이라며 "추울 때는 수험생들이 한껏 움츠러든 모습이 있었는데 오늘은 다들 어깨를 펴고 고사장에 들어가서 보기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차에서 내려 교문까지 이어진 긴 계단을 수험생 딸과 손을 꼭 잡고 걸어 올라가며 배웅했다.
하윤수 부산교육감도 이날 오전 7시 45분께 사직고등학교를 찾아 수험생과 시험 감독관 등을 격려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부산지역 58개 시험장 주변 특별교통관리에 들어갔다.
시험장 반경 2㎞ 이내 간선도로를 집중 교통관리 구역으로 설정하고 수험생 탑승 차량의 진입로를 확보했다.
사이드카 신속대응팀도 시내 주요 교차로에 배치해 수험생을 태운 차 사고나 고장 차량 대비하고 나섰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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