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난 6월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불법 촬영하다가 붙잡힌 중국인 유학생 3명이 최소 2년 전부터 부산 군사시설을 촬영한 정황이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중국인 유학생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휴대전화, 노트북 포렌식 과정에서 유학생들이 6월 2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10만t급)를 드론으로 불법 촬영한 것을 비롯해 2022년 9월께부터 주변 야산을 답사하며 드론을 비행할 장소를 물색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들이 루스벨트호를 촬영한 날은 윤석열 대통령이 항공모함을 방문해 시찰하고 한미 장병들을 격려한 날이었다.
복원된 이들의 휴대전화, 노트북에서는 해군작전사령부를 드나든 항공모함, 잠수함 등 군사시설 관련 사진 500여장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사진들이 어떻게 활용됐는지와 함께 유학생들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다수 연락처와 공안 등 중국 당국의 관련 여부 등도 수사 중이다.
애초 중국인 유학생들은 "산책 중 항공모함을 보고 호기심에 드론을 가져와 촬영했다"고 진술했지만, 조직적으로 군사시설을 촬영한 것이 드러나는 상황이다.
경찰은 출국 정지시킨 중국인 유학생들을 불러 압수물 포렌식 자료를 토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30∼40대인 유학생들은 부산의 한 국립대에서 석박사 과정에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국가 안보, 대공과 직결되는 사건이라 구체적인 수사 상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9일엔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릉 앞 국정원 관리 주차 구역에서 허가 없이 드론을 띄워 촬영한 중국인이 붙잡히기도 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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