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선 고정작업 늦어져 심해잠수사 투입도 '아직'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지난 8일 새벽 발생한 135금성호 침몰 사고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11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실종자 추가 발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18일 해경 함정 7척과 해군 함정 2척, 항공기 6대를 동원해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한 주간 수색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로 156㎞, 세로 74㎞로 해상 수색 범위가 확대됐고, 해안가 수색도 진행 중이다.
다만, 수중 수색은 며칠째 이어지는 궂은 날씨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상태다.
앞서 해군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바다에 가라앉은 금성호를 기준으로 가로세로 100m 내 구역에 대해 수중무인탐사기(ROV)를 이용한 1차 수중수색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해군은 지난 9일과 10일 각각 실종자 시신 1구를 발견해 인양했다.
하지만 바닷속에 가라앉은 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길이 1천200m, 폭 100m에 달하는 방대한 그물에 수중무인탐사기와 모함을 잇는 케이블이 꼬여 장비를 회수하는 일이 계속 발생했다.
또 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그물 외에도 주변에 폐그물 등 다른 장애물도 많아 수중무인탐사기가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수중 수색이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자 해경과 해군, 민간구난업체는 결국 수중무인탐사기를 활용한 수색을 멈추고 선사 측이 고용한 민간 심해잠수사 투입을 결정했다.
심해잠수사는 수중무인탐사기보다 해저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시야가 넓고 손으로 만져 상황을 파악할 수도 있어 수중무인탐사기보다 수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지난 10일 이미 사고 해역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민간구난업체 측은 심해잠수사 투입이 결정되자 13일 오후 해저면 90m에 바지선 닻(앵커)을 내리는 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날씨 탓에 엿새째 바지선을 완전히 고정하는 작업은 끝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주도 해상에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도 4m 이상 높게 일면서 중국 어선 400여 척이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 인근 해상에 대피해 있을 정도다.
바지선 고정이 늦어지면서 심해잠수사 투입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심해잠수사가 잠수하기 위해선 작업 수심까지 잠수했다가 상승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송 장치와 고압 산소 치료 장비인 감압 체임버 등이 설치된 바지선이 완전히 고정돼야만 하기 때문이다.
다만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업체 측은 바지선이 고정되면 바로 그물 제거 작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지난 15일 오전 바닷속에 가라앉은 금성호와 연결된 그물을 확인하는 조사를 벌였다.
현재 금성호의 그물은 해저 90m에 가라앉은 선체에서부터 해수면 35m 아래까지 길게 뻗어 있다. 해수면 가까이에 있는 그물은 넓게 퍼져 있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지선이 완전히 고정되면 심해잠수사 2명씩 1개 팀을 이뤄 해수면에서 가까운 그물부터 잘라내면서 제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혹시 그물에 얽혀 있을지도 모르는 실종자 수색도 하게 된다.
업체는 기상 상황이 좋다는 전제하에 그물을 제거하는 데까지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물 제거 작업이 끝나면 금성호 선내 수색도 이뤄진다.
해경 관계자는 "해군 수중무인탐사기도 기상이 좋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며 "실종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9일 야간 수중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4명으로 늘고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 됐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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