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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진불도 다시 봐야' 담배불티에 골프용품 매장·건물 태워
    양영석 기자
    입력 2024.11.20 17:03

담배 피우고 떠난 4분 뒤 화재…30대 점주 실화 혐의 벌금 300만원

화재가 발생한 당시 건물
[전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담배 불티를 완전히 끄지 않아 건물 화재의 단초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30대에게 벌금 300만원이 선고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4단독 이제승 부장판사는 실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전북에서 골프용품 판매점을 수탁 운영해온 A씨는 지난해 3월 31일 오후 1시 25∼26분께 건물 뒤 에어컨 실외기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다 매장 건물을 불태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담배 불티를 제대로 끄지 않고 자리를 떠나면서 불티가 주변에 있던 종이상자와 인화성 물질로 옮겨붙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은 연기가 치솟을 정도로 불길이 크게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로 조립식 건물과 골프용품 등이 불에 타 10억원(피해자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고 검찰은 전했다.

A씨는 담배꽁초를 하수구에 버렸고, 담배를 피운 곳과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불이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화재와 담배를 피운 행위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담배를 피우고 자리를 떠난 4분여 후 화재가 발생, 화염이 확산했다"며 "담배 불티가 바람에 날려 담배를 피운 건물 주변 종이상자 등의 가연성 물질에 점화돼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전기선도 없었고, 전기 공사를 한 사실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담배로 인한 발화 추정 외 다른 요인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경찰의 화재감식 결과도 고려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이번 화재로 입은 피해액이 상당히 크다, 피해복구가 되지 않았고 합의에 이르지도 못했다"며 "피고인이 초범이고, 범행 경위와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실화 범죄 성립 요건에 피해 규모를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객관적으로 산정되지 않은 피해액을 특정해 판결문에 적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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