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어획량은 적정범위…기름·그물무게 등 파악해 원인 규명"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지난 8일 제주 해역에서 발생한 135금성호 침몰 사고의 실종자 수색이 2주째에 접어들고 있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는 동시에 사고원인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15일 부산 중구 금성호 선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해경은 압수수색에서 자체 선박 수리 내용 등 금성호 복원력과 관련한 자료와 선사 측에서 직원 안전교육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해경은 또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금성호에 실려있던 기름양과 생활용수의 양, 그물 무게 등을 파악해 조사 기관에 의뢰, 사고 당시 상황을 모의 실험할 계획이다.
금성호가 조업한 어획량은 약 240t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적정 어획량에서 벗어나지 않은 수치라고 해경은 설명했다.
사고 당시 해양에 기름도 유출돼 해경은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금성호 선사를 입건했다.
해경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증거인 사고 선박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어 관련 수치를 최대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민간구난업체가 실종자 수색을 위해 투입한 바지선은 최근 거센 풍랑으로 제주 애월항에 대피했다가 이날 다시 사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현재 사고 해역 파고는 1.5m 내외로 민간구난업체 측은 이날 오후께 바지선 앵커(닻) 고정작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구난업체는 당초 바지선을 완전히 고정한 뒤 먼저 심해잠수사를 투입해 그물을 잘라내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바지선을 완전히 고정하고 그물을 제거하는 데만 최소 일주일이 걸리는 상황에서 수시로 기상이 나빠져 이날 그물을 제거하지 않고도 선체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볼 예정이다.
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길이 1천200m, 폭 100m에 달하는 방대한 그물은 현재 해저면 90m에 가라앉은 선체에서부터 해수면까지 길게 뻗어있다고 해경은 전했다. 그물은 대부분 꽈배기처럼 꼬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의 실종자 수색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주간 수색에 해경 함정 21척, 해군 함정 2척, 관공선 13척 등 함선 36척과 항공기 6대가 동원됐으며 수색 구역도 가로 156㎞, 세로 74㎞로 확대됐다.
해경 등 394명은 해안 수색을 벌이고 있다. 박상춘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2주째 5002함에서 수색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해경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은 전날 3차례에 걸쳐 수심 61m까지 잠수해 실종자 수색을 벌였다.
해양과학기술원 이어도호도 수중 물체 음파탐지 장비인 '사이드 스캔 소나'를 이용해 수중 수색했으며 국립수산과학원 탐구호도 어탐기 등을 이용해 금성호 선체 주변을 탐색했다.
해경 관계자는 "해류와 조류 등 영향으로 실종자가 먼바다로 떠밀려갔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일본과 중국에도 협조를 요청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실종자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선적 129t급 대형 선망 어선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께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가운데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됐고 이 중 한국인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은 실종 상태였으나, 이들 중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9일 야간 수중 수색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데 이어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금성호 사고의 사망자는 4명, 실종자는 10명(한국인 8명·인도네시아인 2명)이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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