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오 "제주도민 입장에서 제주 역사 정리하는 공간 꼭 필요"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의 역사적 정체성을 보여 주기 위한 역사·문화 플랫폼인 '제주역사관' 건립 위치가 탐라국 발상지인 삼성혈이 내다보이는 곳으로 확정됐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28일 '(가칭)제주역사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주민 설명회'를 열어 현 박물관 입구 오른쪽 주차장에 제주역사관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주역사관은 독립국 탐라국의 발상과 해양 대외 교류, 조선 후기 해상 경제활동, 개항과 식민 시대 개척사(해녀, 항일운동, 향토자본가, 재일제주인 등), 해방 이후 감귤·관광산업 발전 등 재건과 개발, 미래를 향한 여정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차별화했다.
이를 통해 외부 세력에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저항하며 자립과 자강의 정체성과 공동체 문화를 일궈낸 제주도민의 역사를 후대에 길이 전달할 방침이다.
서울에 있는 금성건축이 제주 전통 덕판배를 모티브로 제시한 건축계획은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4229.2㎡로 설계됐다.
지상 1층은 산지천을 조망할 수 있는 열린도서관과 카페 등을 갖춘 시민 휴게 공간으로, 지상 2층과 3층은 삼성혈을 조망할 수 있는 열린 강의실로 연결되도록 했다.
전시장은 주로 2층에 배치하고, 3층에는 세미나실과 아카이브 공간을 넣었다.
지하층은 36면 주차공간과 기계실, 전기실, 발전기실, 창고 등으로 구성했다.
총사업비는 약 288억원으로 추산됐으며, 현재로서는 전액 지방비로 조달할 방침이다.
박찬식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제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는 역사관 같은 것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오영훈 도지사가 공약으로 제시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관장은 "삼성혈과 민속자연사박물관, 신산공원이 하나의 역사문화지구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며 "제주역사관이 건립되면 박물관의 명칭도 '제주도립박물관' 정도로 바꿔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진오 제주역사관추진위원장은 "지역의 역사는 지역의 주민들이 스스로 사랑하고 가꾸지 않으면 외지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제주도의 역사를 정리하는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을 지낸 그는 "국립제주박물관은 국가 중심의 서사 속에 제주의 역사가 포함된 느낌"이라며 "여러 의견을 잘 수렴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게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애초 제주역사관 구상 용역에서는 박물관 건물 앞 공터에 새로 짓거나 특별전시관을 리모델링하는 방안, 이번 확정된 주차장에 건립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번 용역은 내년 1월까지 완료되며, 지방재정영향평가 등 절차를 거쳐 빠르면 2026년께 기본실시설계를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역사관 건립과 함께 현 박물관 출입 계단과 중앙정원을 정비하고, 전시 구성과 수장고 계획을 바꾸고, 업무동 위치 변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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