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공지했다가 3시간 만에 예정대로 출장 결정…"공사 교섭력 고려"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철도와 지하철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출장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가 몇 시간 만에 입장을 바꿔 당초 예정대로 출장길에 오르기로 했다.
서울시는 3일 오전 언론에 배포한 공지에서 "5∼6일 예고된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파업과 관련해 시민 불편이 예상됨에 따라 4∼11일 예정됐던 서울시장의 인도·말레이시아 공무 국외 출장은 취소됐다"고 밝혔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5일, 서울교통공사 1·3노조는 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막판 교섭이 결렬돼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교통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해외 출장을 전격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불과 3시간 만인 이날 오후 또 공지를 내 "교섭을 앞두고 출장을 취소하는 게 오히려 공사의 교섭력을 악화하고 자율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다시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앞서 출장 취소 공지를 낸 데 대해서는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의 동시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드리지 않기 위해 출장을 취소하고 파업까지 가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예전부터 준비한 출장을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망설임이 있었던 점, 혼란스럽게 전달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여기 있으면 노사 협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께 위임하고 출장길에 오르는 게 허심탄회한 협상을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과 지하철 파업이 맞물려 진행될 수 있다는 점, 기온이 뚝 떨어져 대중교통이 더 혼잡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출장을 취소하려고 했지만, 서울교통공사의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에 번복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오 시장의 인도·말레이시아 출장은 4일부터 11일까지 6박 8일 일정이다.
오 시장은 인도 델리와 첸나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등 3개 도시를 방문해 서울시의 교통·안전 정책을 홍보하고 유학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5일(이하 현지시간) 첫 일정으로 인도 델리 주총리를 만나 우호도시 협정을 맺고, '서울-델리 정책공유 포럼' 기조연사로 나서 서울의 교통·자원순환 정책 성과를 발표한다. 인도 정·관계 고위 인사들과 면담도 예정돼 있다.
6일에는 인도공과대학교 델리캠퍼스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성장 지원과 AI 산업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한다.
이어 첸나이로 이동해 7일에는 현대자동차 인도 공장을 찾아 현지 기업인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첸나이 서울유학박람회와 연계된 행사인 '서울 홍보 프로모션-서울 살 결심'에도 참석해 학생들에게 서울의 매력을 소개한다.
9일에는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쿠알라룸푸르시와 우호 도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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