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퇴진에 대한 전국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부산대학교 학생들이 '제2의 부마항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부산대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부산대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 모임'은 이날 낮 12시께 부산대 넉넉한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1천50명의 재학생이 동참한 시국선언문에서 "피로 일궈낸 민주주의의 땅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1979년 박정희 독재정권을 심판했던 부산대학교 학우 일동은 민주의 새벽이 드리우는 언덕, 새벽벌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을 외치며 '제2의 부마항쟁'을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부마항쟁은 1979년 10월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에 반대해 부산 지역 대학생을 중심으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다.
1979년 10월 15일 부산대 학내에 '민주선언문'과 '민주투쟁선언문'이 나붙었고, 다음날 재학생 500여명이 유신독재 종식을 외치며 교문 밖으로 나왔다.
이후 인근 동아대 학생들과 노동자, 자영업자들이 가세하며 다음날 시위대는 5만명까지 불어났고, 경남 마산으로까지 시위가 확산했다.
이에 박정희 정권은 부산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진압에 나섰지만, 같은 달 26일 김재규 중앙정보부 부장이 박 대통령을 저격하며 박 정권을 몰락시키는 계기가 됐다.
부산대 학생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비판하는 주권자들에게 '반국가세력'이란 낙인을 찍어대던 윤석열은 결국 국민에게 총을 겨누었다"면서 "윤석열의 불법 계엄은 명백한 친위쿠데타"라고 말했다.
이어 "내란의 수괴가 권력의 정점에 있는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서 있는 것과 같다"면서 "부산대학교는 민족 효원의 이름으로 쿠데타를 도모한 윤석열을 즉각 퇴진시키고 다시 한번 항쟁의 역사를 쓰겠다"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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