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에 개원 예정… '소방관 특화' 19개 진료과·4센터·1연구소
지역거점 의료기관 역할도…근골격계 질환 효과 '한의과' 설치 목소리
양부남 의원 "소방공무원 건강 기여 위한 한의과 설치 논의 지속"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국내 첫 소방관 특화병원인 국립소방병원이 올 연말 정식 개원한다.
이 병원은 소방공무원 전문 진료와 함께 이들이 자주 겪는 질환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를 목표로 제시하면서 개원을 향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과 소방청 등에 따르면 국내에 처음 들어서는 국립소방병원은 올해 7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 내 2만7천563㎡ 부지에 들어서는 소방병원은 이름처럼 소방공무원 치료와 연구에 특화된 병원이다.
지상 4층·지하 2층에 연면적이 3만9천433㎥ 규모다. 병원에는 내과, 외과 등 필수 진료과를 중심으로 19개 진료가 준비된다. 입원 환자가 머물 병상은 302개가 마련된다.
화상·정신건강·재활(근골격계)·건강증진센터 등 이른바 '4센터'와 함께 소방건강연구소가 들어서 주요 상병 치료와 연구가 이뤄진다.
소방청은 이 병원이 소방공무원의 임용부터 퇴직까지 공직 생애기간 유해인자 노출 및 건강이력을 관리하고,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이 병원은 지역사회 주민에게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이면 누구나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지역거점 의료기관으로서 역할도 수행한다.
소방병원은 준공 이후에 시범운영에 들어가며, 올 12월 의료기관 개설 허가를 받아 정식 개원할 예정이다.
허리·목·어깨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 많은 소방관들이 양방은 물론 침술 등 한방치료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소방병원에서 양·한방 통합 의료서비스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서울특별시한의사회는 작년 6월∼12월 서울지역 10개 소방관서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방문진료 사업을 폈는데 진료에 참여한 소방공무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립소방병원 한의과 설치를 위한 토론회'에서 소개된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진료 참여 소방공무원 714명 중 213명이 조사에 응했고, 이 중 192명(90.1%)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소방 공무원에게 한의과 진료가 필요한지를 묻는 말에 응답자 199명(93.9%)이 공감을 나타냈다. 또 181명(85%)은 한방 치료 이후 통증 정도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소방병원 내 한의과 개설 문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가 되고 있으나, 정작 병원 개원을 준비하는 소방청 등에서는 적극 검토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소방청이나 소방병원을 운영하게 될 서울대병원 측은 병원 개원 뒤 한의과 설치 등 진료과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한의과 설치 문제는) 제기가 됐고, 필요성은 인정하나 아직 병원이 문을 열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는 개원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성공적인 개원을 하고서 제도적, 환경적 개선을 이룬 이후에 (한의과 개설 등) 다양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낫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당시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양부남 의원은 "국립소방병원이 소방공무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책임지는 진정한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소방공무원의 건강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의과 설치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도 지속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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