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이돌 그룹 출신 래퍼 최모(28) 씨가 연인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1심에서 선고된 징역 1년 6개월에서 감형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으면서 피해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임민성 부장판사)는 28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3년 취업 제한 명령은 유지했다.

재판부는 "촬영물의 성적 수치심 유발 정도는 매우 크다"며 범행의 중대성을 인정하면서도 "촬영물이 유포된 정황이 없고 피고인이 초범이며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연인 A씨와의 성관계 장면 및 신체 주요 부위를 총 18회에 걸쳐 무음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대를 쓰게 하고 알아차리기 힘든 각도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A씨를 포함한 총 3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 중 일부 피해자들은 "합의 의사가 전혀 없다"며 엄벌을 요청했다. 피해자 A씨는 "1심 형량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감형된 점이 아쉽다"며 "최 씨로부터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분노를 표했다.

최 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이후 항소했으며, 2심 과정에서 형사공탁으로 피해자들에게 총 7000만 원을 지급하려 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공탁금을 거부하며 이를 엄벌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규정했다.

최 씨는 2017년 5인조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했으나, 2019년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발생한 이번 사건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성범죄가 연애라는 사적 관계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며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안기고 있음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특히 안대를 이용한 비정상적인 요구와 몰카 촬영이라는 악질적 범행 방식은 사회적 공분을 더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성범죄의 근절을 위해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몰래 촬영 앱 및 불법 촬영물 유통 방지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