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방송 플랫폼 ‘팬더티비(TV)’ 운영사가 30억 원의 법인세 처분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운영사가 다른 인터넷방송 플랫폼들의 회원정보과 영상물, 서버 등을 사실상 인수한 뒤 팬더티비 사이트를 개설한 것은 ‘창업’이라고 보기 어려워 창업벤처기업에 주어지는 세액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8월 13일 팬더티비 운영사인 더블미디어가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2023구합65907)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9년 9월 설립된 더블미디어는 같은 해 10월 팬더티비 서비스를 개시해 인터넷방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더블미디어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창업벤처중소기업 세액감면 규정’을 적용해 2020 사업연도 법인세를 신고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강남세무서에 더블미디어가 세액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더블미디어가 ‘캔티비’ 운영사인 플래닛팡과 ‘풀티비’를 운영하는 글로벌몬스터의 운영 권리를 넘겨받아 팬더티비를 시작했다고 봐야하므로 ‘창업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청의 통보에 따라 강남세무서는 더블미디어에 대해 2020 사업연도 법인세 30억7350만 원을 납부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더블미디어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
더블미디어 측은 “캔티비·풀티비와 팬더티비는 방송 송출방식에 차이가 있고 그에 따라 팬더티비의 매출이 더 증가하는 등 사업 운영방식의 핵심이 다르므로 세액감면 요건인 ‘창업’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더블미디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창업, 즉 새로운 사업을 최초로 개시함으로써 원시적인 사업창출의 효과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는 때에는 조세특례제한법상 법인세 감면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며 “팬더티비와 캔티비, 풀티비 모두 소속 BJ가 게임이나 성인방송 등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후원을 유도하고 시청자들에게 아이템들을 유료로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사업 운영방식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원시적인 사업창출의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더블미디어가 플래닛팡, 글로벌몬스터 회사와 각각 캔티비와 풀티비의 회원정보와 영상물, 서버 등을 10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은 점 등으로 봤을 때 조세특례제한법상 ‘창업’이 아닌 ‘종전의 사업에 사용되던 자산을 인수 또는 매입해 같은 종류의 사업을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해당 임대차 기간이 10년인 점 △토지 등 부동산도 아닌 인터넷방송 플랫폼을 10년의 장기로 임대한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점 △사이트 임대료를 11억~16억 원 상당의 거액으로 정하고 10년치 임대료를 계약 후 4개월 이내에 전액 지급하기로 한 것을 일반적인 임대차계약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계약의 실질은 더블미디어가 캔티비 및 풀티비의 회원정보, 저작영상물, 서버 및 관련 정보 일체 등을 인수, 매입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윤지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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