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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강의 힘, K-문학 입법지원 시동
    입력 2024.10.2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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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보라 스미스와 마음이 통했다고 느꼈습니다. 저에게 번역이 원작에 충실하다는 기준은 ‘감정과 톤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가’에 있다고 생각해요.” 소설가 한강이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번역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회와 정부에서도 그동안 소홀히 여겨졌던 문학과 번역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영국의 유명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채식주의자’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자 ‘채식주의자’ 영문판에 대해 “품격 있는 번역이 한국어 원문을 날카롭고 생생한 영문으로 바꿨으며, 잔인한 세상에서 진정한 결백이 가능한지를 들여다본 한강의 예리한 탐구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한강과 아울러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20대 영국인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도 숨은 공신으로 꼽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국회에서도 문학 번역 지원 강화를 위한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문학의 국제적 확산과 전문 번역인 양성을 목표로 한 ‘문학진흥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한국문학번역원이 ‘고등교육법’에 근거하여 번역대학원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 의원은 개정 취지에 대해 “이번 법안이 한국문학의 미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제2의 한강 작가를 발굴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한국 독서 문화 활성화를 위해 출판물 제작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11일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은 중소기업이 출판물을 제작할 경우 15%, 중견기업은 10%, 대기업은 5%의 기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문학 및 인문학 서적을 출판할 경우 최대 15%까지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영상 콘텐츠 분야는 K-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작사에 다양한 세제 혜택이 제공되지만, 출판물 제작에는 세제 혜택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에서도 국내 소설의 해외 진출 기회가 확대된 만큼 관련 예산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한국문학의 국내외 저변 확대와 해외 진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이정근 한국문학번역원 본부장은 “제2, 제3의 한강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5년도 예산안에서 한국문학번역원의 한국문학 번역출판 지원 사업에 31억 2000만 원을 편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5% 증가한 금액으로 약 8억 원이 증액됐다.
문체부는 “연간 30% 이상 번역출판 지원 사업 수요가 늘고 있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외 출판사 등의 번역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번역출판 예산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번역 등 해외 진출 지원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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