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단체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이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청소년 유해물이라면서 도서관 비치에 반대하자 김경율 회계사가 "로마신화, 단군신화도 보지 말게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김 회계사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채식주의자' 도서관 비치 반대 서명에 1만명이 참여했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에서 도서관 비치에 반대하는 이유로 '형부와 처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내용 등이 나온다'는 대목에 대해 그는 "전학연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나아가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서적도 모두 불태우고, 소포클레스,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도 구속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단군 신화는 뭔가. 이건 곰과 호랑이의 수간을 연상한다. 단군도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성경도 오만 패륜과 부적절한 묘사가 판을 친다. 정신분석학은 또 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성한 조선 땅에서 문학예술과 철학을 금하노라"라고 비꼬았다.
앞서 전학연은 '채식주의자'의 초중고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아동 및 청소년 서가에 비치 반대 서명에 195개 단체, 1만 474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학연은 "채식주의자 책에는 형부와 처제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내용이 나온다"며 "이런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의 책을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전국의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하려는 시도에 학부모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학연은 "청소년 유해 매체물 심의 기준에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이거나 음란한 것'이 포함돼 있는데 '채식주의자'가 이에 해당한다"며 "'19금(청소년 관람 불가) 성인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해서 청소년 관람 가능 영화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도서에도 연령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식주의자는 지난해 경기 지역의 한 학교 도서관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바 있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를 ‘도서 검열’이라고 지적하며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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