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가상자산 예치 사이트를 만들고 투자를 유도해 수천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29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투자사기 업체 대표 A씨 등 2명을 구속 송치하고 국장, 지사장, 센터장간부급 등 40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2년 1월15일부터 지난해 7월3일까지 사업 설명회를 열고 "해외 카지노 사업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으로 40일 후 원금 보장, 이자 20%를 지급해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뒤 가짜 가상자산 예치사이트에 돈을 넣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피해자 총 1만671명에게 506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투자금이 안전하게 예치되는 것처럼 꾸며진 해당 예치사이트는 실제로는 단순히 전산 담당이 입력한 숫자만 현출되는 것일 뿐 피해자들이 넣은 현금과 가상자산은 모두 A씨의 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과 소개비는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활용한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으로 충당했다. A씨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 일부를 해외 카지노 사업에 투자하긴 했으나 수익 사업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고, 상당 부분을 피의자들의 수당 및 명품 소비, 요트, 토지 구입 비용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전국 경찰관서에 접수된 사건 490건을 병합해 집중 수사에 착수하고, 피의자 42명을 포함해 프로그램 개발자와 직원 등 관련자 50여명에 대한 조사를 이어왔다. 또 A씨가 설립·운영한 서울 본사와 전국 지사 및 피의자들의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시계 등을 압수하고, 추가로 확인된 전체 101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자산 예치사이트 등을 통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후 투자금을 받는 사기 범행이 늘어나고 있다"며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며 원금이 보장된다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곳이 있다면 신중하게 접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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