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에세이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추천하며 "'세상은 잔인하면서도 아름답다'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라는 서평을 남겼다. 지난달 31일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젊을 땐 소설이 재미있더니 나이가 드니 자전 에세이나 회고록 같은 실제 삶의 이야기가 재미있다"며 "힘들었던 시절 선의와 악의가 뒤섞인 세상을 살아온 남의 삶의 우여곡절이 내 삶의 우여곡절과 공명하며 뭉클한 감동을 준다"고 해당 책을 소개했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는 15살부터 시력을 잃기 시작한 후천적 시각장애인 조승리 작가의 첫 에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상처 많은 고단한 삶을 이토록 꿋꿋하고 담담하게 쓸 수 있는 정신력이 놀랍다"며 "이렇게 꿋꿋하고 담담해지기까지 남몰래 흘린 눈물이 얼마일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점자 키보드를 더듬으며 글을 쓰는 일도 쉽지 않을 텐데 유머와 재미까지 더한 글솜씨가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같은 달 4일 딸 다혜 씨의 음주운전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 침묵을 이어오다 21일부터 다시 SNS 활동을 재개했다.
문 전 대통령의 글에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신선놀음' 책 장사 그만하고, 촛불의 선봉에 서서 '국민의 방패'가 돼라"고 직언했다. 김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을 여전히 진심으로 존경하고 좋아하지만 진짜 이건 아니다"라며 "이 시국에 에세이 독후감 소감을 SNS에 올리다니 너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정말 눈치 없고 생각 없는 페이스북 메시지는 제발 자제해 달라"며 "당원으로서 힘 빠지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을 탄생시킨 원죄가 있는 문 전 대통령이 반성이나 치열한 투쟁 없이 한가롭게 '신선놀음'하는 것은 당원과 국민을 분노하게 한다"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들어올 때만 민주당과 당원들이 나서서 함께 싸워주길 기대하고, 당원과 국민은 호구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평범한 시민들이 생계를 뒤로하고 매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매달 연금 2000만 원씩 받는, 윤석열 검찰총장 시키고 대통령까지 만든 문 전 대통령은 도대체 지금 뭐 하고 있냐"며 "책방 문 하루 닫고 2일 서울역으로 올라와 당원, 국민과 함께 서달라"고 요구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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