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교에 보급 중인 스마트기기가 공부 외 목적으로 사용될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4일 서울시교육청연구원의 '스마트기기 휴대 학습 디벗 관련 학교 운용·관리 다양성 조사연구'에 따르면 교사, 학생, 학부모 13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세 집단 모두 '수업 외 목적에서 활용 문제'를 디벗 활용 수업의 최대 단점으로 꼽았다. 디벗은 서울시교육청이 지원하는 학습용 스마트기기로, 노트북·태블릿 등 형태로 제공된다.
학교에서는 그나마 교사가 직접 지도할 수 있지만, 학생이 교외에서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 관리가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은 학교에서만 기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고, 중·고교는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자율적으로 교외 사용 가능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기기에 깔려 있는 단말기 관리 프로그램(MDM)마저 '우회'가 쉽다고 한다. 한 중학교 교사는 "단말기 관리 시스템(MDM)으로 유튜브 등 앱에 들어가지 못하게 제어하고 있지만, 웹으로 우회해 들어가는 경우 막을 수 없다"며 "MDM 속도가 나지 않거나 제대로 모니터링이 되지 않는 등 문제도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초3 이상 학생의 스마트기기 보급률은 전국 평균 79.1%에 달한다. 교육 당국이 AI디지털교과서 단계적 도입에 맞춰 '1인 1디바이스'를 목표로 기기 보급 확대를 추진 중이어서 향후 보급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AI디지털교과서 적용 대상인 초3·4, 중1, 고1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의 보급은 다 돼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봤다. 연구진은 "교사가 학생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강건한 MDM 개발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인식 전환 기간이 필요하며 적극적으로 유해 정보 차단 및 기기 이용시간 제어 등 조치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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