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플라스틱(plastic)은 열·압력에 의해 성형할 수 있는 물질이나 고분자 화합물의 일종이다. 온라인 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어원인 그리스어(plastikos)는 '조형이 가능한' 등의 의미를 띤다고 한다. 합성수지(resin)라는 용어와 흔히 혼용되기도 한다. 합성섬유나 병, 장난감에서부터 고강도 재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편리한 가공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금속이나 석재, 나무, 유리 등을 빠르게 대체해 왔다.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된 지 오래다.
우리 생활 깊이 자리 잡은 플라스틱은 '불편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플라스틱 낚싯줄이 거북이의 목을 조르고, 바다에는 거대한 플라스틱 섬이 떠다닌다. 물고기들은 먹이인 줄 알고 삼킨다. 쉽게 부패하거나 분해되지도 않는다. 소각이나 매립 과정에선 환경호르몬이 생성된다. 장시간 자연에 축적되고 생태계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인체에 끼칠 수 있는 악영향도 자명해 보인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협약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오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작년 유엔환경총회에서 결의문이 채택됐고, 국제사회는 이 결의문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협약을 올해까지 마련키로 했다. 이를 위해 5차례 협상위를 열기로 했는데 이번 협상위가 사실상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5차 회의다. 협상위를 앞두고 주요 환경단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환경운동연합은 협상위에 참여할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사람들'(플라스틱 버스터즈)을 모집했다. 그린피스는 2040년까지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을 75% 이상 감축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국제협약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2020년 기준 4억3천500만t으로 집계됐다. 2040년이면 7억3천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량은 2020년 3억6천만t에서 2040년엔 6억1천만t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재활용률은 6%대에 그친다. 바다와 강 등에 유출되는 플라스틱은 2020년 1천만t에서 2040년 3천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전세계 온실가스 5%가량이 플라스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의 폐해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될지 관심이다. 성사 여부가 다소 불투명하다는 소식도 들린다. 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종식해야 한다는 대의엔 대부분 공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견과 반발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오염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협약을 원하는 환경단체에 맞선 유화업계 로비스트도 협상위에 대거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이 지구에 보내는 경고음에 실효적인 대응이 가능할지 궁금해진다. 이번 국제회의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향한 궤도에 접어드는 본격적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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