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터뷰]“노인자살예방 장기적 전략 필요한 때”[어르신 마음이음]
    입력 2024.11.07 07:43

[ 아시아경제 ]

이해우 한국자살예방협회 사무총장은 “40~50대의 자살예방과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향후 건강한 노년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해우 한국자살예방협회 사무총장이 인터뷰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제공

이 사무총장 6일 오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60대, 70대, 80대 이상 등 연령별로 건강문제의 발생 비율이 다르고 각각의 삶에 있어서 어려움이 다르다”며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에 맞춰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고 자살예방정책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협회는 2003년 12월18일 생명 존중 정신에 기초한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 자살예방교육, 연구개발 및 정책 제안, 자살예방종합학술대회, 홍보 및 자살예방네트워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이 사무총장은 강원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일선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그는 “다양한 정신질환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만나다 보면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매번 깨닫는다”며 “우리 사회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004년부터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해우 한국자살예방협회 사무총장이 인터뷰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제공

그는 우리나라 노인들의 높은 자살률의 핵심 원인으로 우울감을 지목한다. 이 사무총장은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하는 노인들은 대부분 우울증을 겪는다. 노년층은 다른 요인들과 상관없이 우울증이 심할수록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연구가 있다”며 “상당수 노인이 신체적 질환을 함께 겪는다. 사회적 지지체계 약화,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인해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독거 남성 노인의 자살률이 높은 것은 은퇴 후 사회적 네트워크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사무총장은 “50~60대 남성이 배우자가 없으면 은퇴 후 사회적 고립, 외로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과 이웃들과의 관계가 중요한데 타인에게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방어적인 부분이 있다. 이렇게 사회적 관계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남성 노인 자살률이 높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 방안으로는 스마트기기 활용을 제시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제는 노년층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농어촌에 사는 사람들은 의료·복지서비스를 직접 받으러 가는 것이 어렵다”며 “스마트 사물인터넷(IoT)을 통해서 노인들의 위기 상황을 미리 인지하고 개입을 하는 방식이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의 경우 건강동행서비스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맞춤형 방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이 사무총장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장벽 중 하나다. 전반적인 의료체계 내에서 노인자살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고위험인 경우 상담 의뢰를 하는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며 “독거노인이 우울 증상, 영양 관리,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는다.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개별적, 질적, 통합적 서비스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사무총장은 “내 생각보다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본인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도움을 주고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함께하는 삶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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