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11월 11일은 언제부턴가 대중적으로 ‘빼빼로 데이’라고 이름 붙어 사람들이 길쭉한 막대기 모양의 과자를 주고 받는다. 그러나 11월 11일이 빼빼로 데이보다 더 의미있고, 역사가 깊은 ‘농업인의 날’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적다.
11월 11일은‘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농업 철학을 되새기는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다.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로 된 것은 농업의 기본인 흙의 한자인 흙 토(土)가 한자 십(十)과 일(一)을 합하면 되기에, 11이 두 개 겹친 날이기 때문이다.
농업인의 날의 최초발상지는 원주다. 1964년 원성군 농사개량구락부(현 농촌지도자원주시연합회)에서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삼토사상’을 기본으로 흙 토(土)자가 3번 겹치는 11(土)월 11(土)일 11(土)시 원성군 농민회관에서 ‘제1회 원성군 농민의 날’을 개최한 것이 시초다.
이후 매년 행사를 개최해 원주시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는 올해 61회, 환갑을 맞이하게 됐다.
농업인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공포되는 과정에서도 농촌지도자 원주시연합회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1980년부터 1995년까지 ‘농업인의 날’ 제정을 정부에 지속 건의해 1996년, 11월 11일을 국가기념일 ‘농어업인의 날’로 제정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를 기념하고자 2002년 원주시는 농민의 날 행사를 처음 개최했던 원성군 농민회관 자리인 단관근린공원에 농업인의 날 제정 기념 조형물을 건립했다.
이곳에서는 매년 11월 11일 추수감사 제례인 ‘삼토제례’를 올리고 있으며, 전국 농업인 단체 회원들이 조형물을 방문하는 등 농업인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며 원주시 농업인의 날 행사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2003년부터 생산자인 농업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로 변화 발전했다. 2010년부터는 농업인의 날 최초발상지를 널리 알리고자 기념행사를 ‘삼토문화제’라고 명명하고 풍물 경연대회, 농축산물 전시 등 전국 단위 행사를 진행해 전국적인 농업문화축제로 발전했다.
2018년부터는 전국적인 문화관광형 농업·농촌 문화 축제로 만들고자 삼토문화제를 ‘삼토페스티벌’로 변경하고, 기념식과 기념행사를 분리했다.
삼토페스티벌은 9∼10월 중 도·농상생을 주제로 진행하고, 기념식은 11월 11일 농업인들과 농업인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농업인을 위한 행사로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한동안 기념식만 진행하다가 2022년부터 삼토페스티벌을 재개해 올해는 ‘세대공감! 원주에서 즐기는 팜파티!’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 공연, 경연 등을 통한 문화관광 참여형 농업·농촌 축제로 추진했다. 오는 11일 댄싱공연장 주차장 상설공연장에서 농업인의 날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원주시는 농업인의 날을 통해 잊혀 가는 농업·농촌과 생명 사상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게 농업·농촌 문화를 계승·발전시켜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2025년 법정기념일 지정 30주년을 맞아, 농업인의 날 발상지인 원주에서 국가기념식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올해 환갑을 맞이한 원주시 농업인의 날을 축하한다”며 “올해도 수고하신 농업인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뜻깊은 날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선주성 기자 gangwon@asiae.co.kr<ⓒ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