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강원도 원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30개월 된 아기가 교사의 훈육 과정에서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전치 14주의 진단을 받았다. 아이 부모는 "성인이 된 후에도 절뚝거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3일 KBS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원주 소재 어린이집 교사 A씨는 3살 아기 B군이 장난감으로 친구의 머리를 치려는 것을 목격했다. A씨는 이를 제지하기 위해 일어서 있던 B군의 팔을 잡고 강제로 앉혔고 이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A씨는 "제지를 먼저 해야겠다 싶어서 아이의 팔을 잡고 자리에 앉혔는데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고 사실은 곧장 원장 C씨에게 보고됐다. 하지만 C씨가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기 때문에 바로 병원에 가지 못하고 C씨가 올 때까지 대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씨가 도착한 뒤에야 B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골절 진단을 받았고 깁스를 한 채 어린이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B군 부모는 사고 발생 뒤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면서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어머니 D씨는 "아이가 반깁스를 하고 돌아왔고 선생님이 아이에게 점심을 먹였다고 들었다"며 "일을 하던 중 전화를 받고 어린이집에 가보니 깁스를 한 채 잠들어 있는 아이를 보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D씨는 아이의 상태를 더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상급 병원에서 추가 진단을 받았고 진단명은 '좌측 경골 몸통의 기타 골절, 폐쇄성’이었다. 왼쪽 정강이의 굵은 뼈가 부러져 발목 쪽으로 밀려 내려갔고 전치 14주의 치료가 필요했다. D씨는 "의사가 '어떤 힘으로 눌렀기에 이렇게 큰 뼈가 부러지냐'고 물었다"며 "잘못될 경우 영구적인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성인이 된 후에도 절뚝거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다"라고 호소했다.

B군은 약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깁스를 한 채 통원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사건 직후 어린이집을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