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최근 자영업자들이 노쇼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부산 광안리 한 식당에서도 노쇼 피해를 보았다는 자영업자의 하소연이 나왔다. 지난 1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노쇼. 최악 20개 테이블, 90명. 대략 피해 금액 300만 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부산 불꽃축제가 열린 지난 9일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노쇼로 인해 금전적으로 큰 손해를 봤다고 토로했다.
A씨는 "며칠간 예약 당사자와 통화하고 사전답사도 오고 계속 체크했다. 통화 녹취록도 있다. 행사 전날 홀 매니저는 (예약자와) 한 번 더 인원, 테이블을 체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은) 12만 원짜리를 하겠다고 했다. 다음 날 인원 추가가 될 수도 있다는 내용도 있다. (예약자는) 직접 오셔서 본인 소속, 예약 날짜도 적었다. 행사 당일 예약 30분 전 전화로 인원 추가하겠다고 해 또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예약 시간이 다 됐지만, 손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A씨는 "전화하니 자기가 한 곳이랑 헷갈렸다더라. 이게 말이 되나"라며 "테이블 20개, 90인분 정도를 준비하려고 직원 4명을 더 배치했다. 노쇼 예약 피해 금액만 300만 원 정도"라며 분개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나 몰라라 하고 다른 식당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경품 추첨까지 다 하고 갔다더라. 전화가 안 된다. 제가 전화해서 가게 상호를 이야기하니 자꾸 모르쇠로 일관한다. 번호도 차단했다.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거니까 받더니 '예약한 적 없다'며 또 차단했다"고 전했다. A씨는 "갑갑한 노릇"이라며 "금액이 생각보다 크고 노쇼 단체 때문에 그날 못 받은 손님도 많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예약금을 걸어둬야 한다", "공론화해도 공공단체 아니고 개인 모임이나 단체면 보상이 힘들다. 민사 걸어봐야 노쇼는 소송비도 안 나온다", "생각보다 피해 금액이 너무 커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고소하기 전 내용증명만 보내도 즉각 반응해 온다. 통화 녹취 및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반드시 확보해 놓으시길. 정확히 손해 본 내역 가늠해 놓아야 한다. 해당 단체가 사모임이 아닌 사업자, 법인, 기관이라면 담당자가 아닌 공식 채널로 상황 전달하라"고 조언했다.
앞서 노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커지자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피해 방지를 위해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외식업 위약금 규정을 신설한 바 있다. 해당 규정을 보면, 손님은 예약 시간을 1시간 이상 남긴 상태에서 취소할 수 있고 1시간 이내에 취소한다면 미리 낸 예약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는 내용이 남겼다. 하지만 예약금이 고작 주문 금액의 10% 수준일 뿐 아니라, 강제할 수 없는 권고사항이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가운데, 노쇼는 '콜 포비아' 현상과도 연관이 돼 있다고 분석한다. 콜 포비아란 주로 전화 통화에 어려움과 두려움 등을 느끼는 증상으로 카톡과 같은 SNS에 익숙한 젊은 층 및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느낀다고 알려졌다. 콜 포비아를 가진 사람은 전화 통화 자체가 곤욕이며, 전화를 걸어 약속을 깨는 일을 큰 부담으로 다가오니 상황 대처 대신 피하고 숨어버리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이처럼 노쇼를 처벌할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 악의적이고 계획적인 노쇼의 경우, 명확한 처벌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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