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토대로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지원 여부' 결정"
"정시 지원시 '대학별 전형방법·N수생 변수' 등 다각도로 살펴야"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끝났지만, 대입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
'내 수능 점수'는 바꿀 수 없지만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대입 성공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으로선 앞서 지원한 수시모집 대학별고사에 끝까지 응시할지, 정시모집에 응시한다면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를 정해야 하는 '운명의 시간'이 다가온 셈이다.
◇ "가채점, 정확히 하되 보수적 활용…웬만하면 대학별고사 응시"
14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수능 이후 입시 전략의 핵심은 가채점을 통해 본인의 '위치'를 파악한 뒤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정하는 것이다.
대학별고사는 수능 성적 발표(12월 6일) 전에 집중된 만큼 수능 최저기준 충족 여부는 가채점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이 끝났지만 수험생들로선 당장 이번 주말부터 치러지는 대학별 논술고사를 보러 가느냐 마느냐가 고민일 것"이라며 "정확한 가채점으로 수시 또는 정시 합격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정시모집 지원까지는 한 달 보름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니 지금 중요한 것은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정하는 것"이라며 "가채점은 오늘 저녁에라도 끝내야 한다. 헷갈리는 문제가 있다면 틀린 것으로 간주해야 오차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시모집 대학별고사(논술·면접) 응시 여부를 결정하려면 자신의 점수가 수시 지원 대학보다 상위에 있는 대학의 정시 지원 가능선에 있는지를 판단하면 된다고 말한다.
아울러 평소 모의고사보다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 수시 원서 6장 중 '안정 카드'로 지원했던 대학에 정시 지원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별 고민 없이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게 낫다는 조언도 있다.
이투스에듀는 "가채점 결과를 분석할 때는 원점수 등급 컷만을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가채점 분석의 의미는 예상 표준점수와 예상 백분위를 확인한 뒤 각 입시 기관의 배치 참고자료를 이용해 '정시 지원 가능선'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능 성적에 따라 수시 응시가 효율적일 수도, 반대로 '수시 납치'(고득점을 받은 학생이 수시에 합격해 정시에 지원하지 못하는 현상)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2022학년도에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뒤로는 가채점으로 본인의 위치를 예측하는 것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많다.
국어와 수학 영역의 경우 원점수뿐 아니라 공통·선택과목 응시집단의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표준점수'(개인의 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는 점수)를 산출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험생들이 가채점 결과를 보수적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올해도 가채점을 통한 수능 최저기준 충족 여부는 어느 정도 편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판단하기 애매하다면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만기 소장도 "사설 입시기관이 자체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한 예상등급 등은 갈수록 정확성을 보장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웬만하면 수시모집 시험을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 정시지원 전략은…대학별 전형방식·N수생 증가 등 고려해야
정시모집에 지원하려는 경우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세부 전략을 세우기보다 다양한 정보를 취합하는 게 좋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희망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학과별 전형방법 특이사항, 지난해 정시모집 추가합격 상황 등의 정보를 모은 뒤 본인의 가채점 결과를 비교하며 모집군별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을 3∼4개씩 추리는 식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정시모집은 대부분 수능 100%를 반영하지만 서울대, 고려대는 학생부를 반영하고, 이외 사범대 및 의약학 계열 등 일부 학과는 학생부, 면접 등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으니 이러한 부분을 체크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목표 대학 및 학과들의 최근 경쟁률, 선발 방법, 모집인원 변경 현황, 추가합격 현황 등을 확인해가며 지원전략 파일을 완성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의대 입학정원 확대로 다수 대학의 이공계 정시 합격선이 다소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정시 지원이 주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의대 증원에 따른 N수생 증가, 자율전공(무전공) 모집 확대, 자연계열 학생들의 '문과 침공' 등 변수도 많은 상황이다.
남윤곤 소장은 "N수생이 올해 사상 최다라고는 하지만 7∼8월 이후 '반수'를 결심한 수험생이 많다. 이들은 허수일 가능성도 있다"며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차분히 정시 전략을 짜면 된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무전공 선발이 전면 확대되는 데다 문과 침공 현상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변수가 많다"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최소 2∼3개 입시업체가 안정권이라고 분석한 곳에 정시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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