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가 지역 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기존 두 번째, 네 번째 일요일에서 두 번째, 네 번째 수요일로 변경했다고 15일 밝혔다. 시행은 이달 넷째 주부터다.
해당 점포는 총 4곳으로 대형마트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이마트 청계천점과 기업형슈퍼마켓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신당점, 노브랜드 동대문두타몰점이다.
지에스수퍼마켓 중구만리점(GS더프레쉬 서울역센트럴 자이점)과 지에스리테일 남산타운점(GS더프레쉬 남산타운점)은 점포 상황을 고려해 기존 일요일 의무휴업을 유지한다.
중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한 것은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쇼핑경험과 편의를 제공하고 지역상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지난 2012년에 처음 시행됐지만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으로 인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경쟁 구도에 있던 과거와 달리 유통업계 ‘판’자체가 변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오히려 대형마트 주말 휴업은 맞벌이 가구와 같이 주말에만 장을 볼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 대형마트 평일 휴업이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와 소비자 편의성 증진에 기여한다는 것은 이미 앞서 시행한 다른 지역 사례에서 증명됐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지난 4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지역(청주시, 서초구, 동대문구) 대형마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이용자 10명 중 8명(81%)은 일요일에도 장을 볼 수 있게 된 것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2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대구광역시가 시행 6개월 후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는 물론 주요 소매업과 전통시장 모두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한 동대문구 경동시장 일대는 주말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이 주변 전통시장의 풍부한 볼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하면서 젊은 세대가 찾는 핫플레이스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제는 대·중소 유통이 힘을 모아 지역 상권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는 게 중구 시장 상인들의 의견이다. 지난 9월 진행된 중구 관내 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서울 중구 전통시장 상권발전소’ 총회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추진에 대해 회원 86%가 찬성하며 상생을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표명했다.
상권발전소와 사단법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지난 8월부터 각각 중구 내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업체를 대표해 서로 긴밀한 논의를 거치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에 대해 협의했다. 지난달 18일 중구청·상권발전소·스토어협회가 대·중소유통업 상생협력 협약을 맺으며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의 평일 휴업에 동의하고, 대형 유통업체들은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중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대한 사전통지와 행정예고 기간을 거쳐 중구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통해 의견을 청취한 후 11월 14일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을 결정했다. 앞으로 구는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며 지역상권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길성 구청장은 “주민들이 보다 다양한 쇼핑 선택지를 통해 편리한 대형마트와 매력적인 전통시장을 두루 다니며 장을 볼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의무휴업일 변경이 대형마트와 지역 상권이 상생하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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