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무료로 나눔 물품을 받은 뒤 그대로 부수고 간 커플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머니께서 당근에서 무료 나눔 했다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의 어머니는 최근 이사를 앞두고 옷장을 필요한 사람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A씨는 "어머니가 쓸 만한 옷장 하나를 무료 나눔 하기로 해 당근에 올렸다"며 "우리 집이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이라 이사 날 아침에 (1층으로) 옮겨주겠다고 하니 (나눔 받는) 상대방이 시간이 없다며 어제 받아 간다고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나눔을 받기로 한 커플은 결국 지난 12일 A씨 본가에 카니발을 타고 방문했다. A씨는 "여성분은 마르고 힘이 없어 보였고, 같이 오신 남성분은 4층에서부터 옷장을 못 내려서 한숨을 쉬고 화를 냈다고 한다"며 "어머니께서 그 모습을 보고 남성분을 도와 힘들게 옷장을 내려드리다가 손목도 다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의 모친은 가구가 너무 커서 카니발에 못 싣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커플은 '실린다'고 주장했고, 결국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건물 관리인이 모친에 '지하 주차장에 가구를 버렸느냐'고 물었다. A씨는 "(어머니가) 설마 하는 마음에 내려가서 보니 가구가 훼손돼 있고, 주차장에 버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옷장이 심하게 훼손됐다. 옷장 본체엔 문짝을 억지로 뜯으려 한 듯 경첩 부분이 뜯겨 나갔다. A씨는 "당근 재나눔도 불가능한 상태다. 뒤늦게 확인해 보니 (나눔 받으러 온 인물이) 탈퇴한 사용자라고 하는데, 이 커플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며 "너무 괘씸해서 신고라도 하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은 "당근에서 나눔은 하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괜히 나눔 하다가 스트레스받을 바에는 그냥 스티커 붙여서 버리는 게 낫다", "당근 하다가 오히려 화병 얻는 경우가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당근 나눔은 하지 않는 거라고 배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분리해서 실으려다 안 되니까 그대로 버리고 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후 A씨는 후기 글을 통해 "어머니 잘 다독여드리겠다"며 "여러분 말씀이 맞는 것 같아 앞으로 당근에서 무료 나눔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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