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로펌들이 자율주행차 관련 법률 자문을 강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이에 따른 글로벌 및 국내 규제가 바뀌면서 관련 법적 자문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자율주행 규제를 대폭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업계와 법조계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에 내정했다. 머스크가 임명되면 자율주행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적극 정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국가안보문제를 이유로 9월 23일 자율주행시스템(AD S)에 중국·러시아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의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규제법 신설이 이어져 올해 초 국회는 자동차 제작사가 제작 전에 국토교통부의 사이버보안 관리체계 인증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했다.

국내외 자율주행 규제 변화에 맞춰 로펌들은 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과 미국 수출과 관련된 복잡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대표변호사 이명수)는 신사업그룹 모빌리티팀을 통해 최근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을 자문한 바 있다. 이광욱(53·사법연수원 28기) 신사업그룹장은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이 한국 자율주행 차량 제작사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면 추후 한국 기업이 미국으로 차량을 수출할 때 국내법과 미국법을 모두 검토해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율촌(대표변호사 강석훈)은 모빌리티팀과 TPC 분쟁팀 간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차 관련 신기술 분쟁 대응 및 제조물 책임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황규상(49·33기) 모빌리티팀장은 “자동차관리법뿐만 아니라 사이버 보안 규제가 자율주행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관련 규제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 맞춤형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자율주행과 같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TMT(Technology, Media & Telecommunications) 전문가들이 로펌팀에 합류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위치정보 관련 법률 자문 등의 새로운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법무법인 세종(대표변호사 오종한)은 자동차·모빌리티팀과 ICT(정보통신기술)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차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대표변호사 이준기)은 TMT 전문팀에서 파생된 BKL 모빌리티팀을 발족해 자문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이 팀은 테슬라의 위치 기반 서비스 약관 검토 등에 자문을 제공했다.

법무법인 광장(대표변호사 김상곤)은 모빌리티팀을 통해 안전 및 IT 규제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김태주(43·36기) 모빌리티팀장은 “과거에는 환경 및 안전 규제가 주를 이뤘고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지만 최근 IT 관련 규제가 증가함에 따라 TMT 변호사들이 모빌리티팀에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장 법률사무소(대표변호사 정계성)는 변리사 및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50여 명의 모빌리티팀을 운영하며 자율주행차 관련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김의석(55·30기) 모빌리티팀장은 “자율주행으로 자동차가 하나의 생활공간이 되면서 각종 플랫폼이나 미디어 산업에 대한 규제, 사이버 보안에 관한 규제 등이 이슈가 돼 종합적인 대응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영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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