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서울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시행 20년을 맞은 가운데 재정 감축 노력보다 '서비스 제고'를 중심으로 버스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 대한교통학회가 주최한 '서울 시내버스 재정지원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임삼진 한국환경조사평가원 원장은 "재정지원금 감축이 제도 개선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임 원장은 "글로벌 도시의 위상에 맞는 버스이자 기후비상사태 시기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원장이 분석한 결과 버스업체 적자 보전을 위해 시내버스에 지원하는 재정지원금은 뉴욕이 서울의 11배가량 많았다. 2022년 서울 시내버스 1대당 재정지원금 1억1000만원이었고, 런던은 1억7000만원, 뉴욕은 4억6000만원(MTA NYCT)·11억2000만원(MTA 버스컴퍼니)에 달했다. 이를 토대로 임 원장은 "서울의 재정지원금이 뉴욕, 런던 등 글로벌 도시에 비해 매우 적다"며 "수송분담률은 서울이 훨씬 높아 합리적인 교통 투자를 생각하면 더 늘릴 여지가 있다"고 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 재정 지원 필요성도 언급됐다. 임 원장은 "어떤 방식이든 중앙정부의 시내버스 재정지원 체계를 만들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특히 위기 대응에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기조연설을 한 김세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가장 좋은 기후변화 대응책은 버스"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대중교통 지원에 있어서 확실한 기후변화 대응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다만 준공영제에 따른 업체의 도덕적 해이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강인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운수업계, 기업인, 경영인을 집합체로 보면 사익 추구가 본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제도나 정책은 성공하기 힘들다"며 "사후정산 제도를 사전확정 제도로 바꾼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달 22일 준공영제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버스회사에 대한 재정 지원 방식을 이같이 변경하기로 했다. 운송수지 적자분을 정산 후에 전액 보전하던 '사후정산제'를 다음 해 총수입과 총비용을 미리 정해 차액만큼만 지원하는 '사전확정제'로 전환해 업체가 자발적인 비용 절감에 나서도록 한다는 취지다. 강 과장은 "당연히 저희가 재정 절감을 (정책) 목표로 두는 것은 아니다. 절감된 비용은 서비스 개선에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체질이 바뀌면 비용 구조 자체가 바뀌고, 그러면 재정 지원 금액이나 규모도 조정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희용 국토부 사무관 역시 "준공영제 제도 자체가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와 관할관청 관리 부실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사업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여러 지자체가 이윤의 차등 지급 등 제도를 운영한다고 하지만, 그 부분이 미약하기 때문에 사업자로서는 서비스 개선을 할 충분한 경영 효율화 동기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국토부는 여러 지자체와 준공영제 개선 방안을 연구 중이다.
좌장을 맡은 황기연 카이스트 초빙교수는 '비상상황'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보조금에 있어서) 도덕적 해이의 문제는 항상 거론해왔지만, 지금 시기는 그 문제보다 대중교통이 처한 새롭고도 아주 어려운 환경을 다른 관점에서 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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